지방대 '살리기' vs '죽이기'

정성민 / 2014-10-01 10:22:34
지방대 지원 강화 불구 지방대가 정원감축 희생양 우려

교육부(장관 황우여)가 지방대 육성을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편으로는 정원감축을 통한 지방대 죽이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대 정책에 대한 교육부의 갈짓자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명품학과 육성 등 지방대 지원 확대 = 교육부는 지난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대 경쟁력 제고를 통한 창의적 지역인재 육성방안(이하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교육부는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대 지원 확대'를 위해 2013년 11월 '지방대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교육부는 '지방대 육성법' 제정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논의된 방안 역시 그 일환으로 마련됐다.


방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지방대 특성화와 대학의 창의적 자산 사업화를 위한 정책들이 추진된다. 즉 교육부는 지방대의 우수 학과를 수도권에 버금가는 명품학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방대 특성화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도 도태되지 않도록 지역선도대학과 연계·협력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방대 특성화 사업(CK-Ⅰ)으로 올해 1931억 원이,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으로 올해 100억 원과 내년 150억 원(10개교 선정 예정)이 각각 투입된다. 또한 대학의 창의적 자산을 사업화·창업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학의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에 내년부터 3년간 총 450억 원이 신규 투자될 예정이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평생직업교육 확대 등도 시행된다. 무엇보다 교육부는 외국인 학생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지역 공동 기숙사와 상담센터 및 글로벌 라운지(문화교류) 등을 갖춘 '글로벌 교류센터' 건립을 확대하고 권역별 외국인 유학생 서비스센터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는 1000억 원 규모의 '지방인재 장학금'을 통해 우수인재들의 지방대 진학을 유도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대가 지역창조경제 전진기지로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 추진과제 진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오는 연말에 구성, 운영될 '지방대와 지역인재 육성지원 협의체'를 통해 지방대 육성 정책들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대 정원감축 96%, 압도적으로 비율 높아 = 같은 날 교육부는 한밭대학교 문화예술관에서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안)을 공개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평가지표(안)은 10개 평가영역, 23개 평가항목, 36개 평가지표로 구성됐다. 기존 평가 방식과 달리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정성평가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교육부는 추가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1월 중으로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착수, 모든 대학을 '최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 미흡' 등 5개 등급으로 나눌 계획이다. 그리고 최우수 그룹에 선정된 대학들은 자율적으로, 나머지 그룹에 선정된 대학들은 의무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게 된다. 특히 '미흡'과 '매우 미흡'으로 평가된 대학들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와 학자금대출이 제한된다. '매우 미흡' 등급을 2회 연속 받은 대학들의 경우 강제 퇴출 대상에 오르게 된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총 16만 명의 대학 정원을 감축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방대를 중심으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방식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정원감축이 지방대 죽이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학년도·2015학년도 대학입학정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입학정원 감축 비율에서 지방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국 4년제 204개 대학(지방캠퍼스 운영 대학 7개 대학 포함)의 2015학년도 입학정원은 전년 대비 8207명 감축된 가운데 수도권 73개 대학의 2015학년도 정원감축 인원은 363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감축인원의 4.4%에 불과한 수치다.


반면 지방대들의 정원감축 비율은 95.6%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14.36명을 감축, 대학당 감축인원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대학당 101.07명), 광주(대학당 93.4명), 충남(대학당 76.4명), 대전(대학당 58.3명), 경북(대학당 56.83명) 순이었다.


유 의원은 "당초 지방대가 대학구조조정에 훨씬 더 불리할 것이라고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건 사실상 지방대 죽이기"라며 "교육부가 대학특성화사업 등 재정지원사업을 미끼로 지방대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평가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방대 쓰나미는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방대에서는 무엇보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의 객관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지방대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방대가 정원감축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방지해 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필환 계명대 교무처장은 "정성평가와 절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구조개혁의 취지는 옳다고 생각하지만 평가의 객관성은 어떻게 할지 의문이다. 평가 결과에 모든 대학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절차와 세부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구조개혁은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각종 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평가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상흠 영남대 기획부처장은 "정성평가를 어떻게 점수화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평가지표가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지표 비율을 정하지 않아 교육부에서 공정한 평가를 위해 많이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동취재 = 정성민 편집팀장, 이원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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