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지 기자의 현장 리포트]"좌불안석 입학사정관"

이원지 / 2013-09-09 13:20:52


며칠 전 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방 소재 국립대에서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한 A사정관에게 한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A4용지 두 장 분량으로 빽빽하게 적은 글에는 그동안 학교발전을 위해 사정관으로서 충실히 일을 해왔지만 일반계약직 6호(입학사정관) 채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탈락했다는 내용이었다.

완벽하게 소속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되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선발력을 높여 학교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맹세했던 A사정관은 한순간에 갈 곳을 잃어버려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온 것이었다.


A사정관의 메일을 읽고 나니 기자는 입학사정관의 불안한 신분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현재 대부분 대학의 사정관들은 계약직으로 고용된 상태다. 한 학교에서 최소 1년에서 2년 가량 근무하면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분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이런 분위기라면 사정관들이 타 대학의 채용 공고를 기웃거리게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과 어울리는 인재를 뽑는다면서 1~2년마다 바뀌는 사정관에게 지원자를 평가하라니, 뭔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부족이 심각하다’는 주제로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


당시 자료를 살펴보면 퇴직한 352명의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퇴직 사유에 ‘타 대학의 입학사정관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고작 30%에 불과했고 ‘전문성을 전혀 살릴 수 없는 분야나 전직처를 알 수 없는 퇴직’이 5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중 정규직으로 종사하다가 퇴직하는 경우는 고작 6명에 불과했으며 328명이 비정규직이며, 무기계약직이 18명이었다. 잦은 이직과 과다한 비정규직 비율, 낮은 처우로 입학사정관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보여주는 실제 자료였다.


자주 바뀌는 입학사정관 문제로 해당 학교의 입학사정관전형이 연속성을 갖지 못한다는 문제는 비일비재하게 제기됐던 문제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대학들이 대부분이다.


각 대학의 인재상이나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며 야심차게 시작된 입학사정관전형. 대학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이 전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요량이라면 사정관부터 안정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대학의 사정에 따라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 혹은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역량이 부족한 사정관에게는 전문 교육을 시켜 사정관들의 전문성까지 보장해준다면 사정관들이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 선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


신분이 보장되지 않은 사정관들이 과연 학교가 원하는 인재를 얼마나 잘 선별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면 이 문제의 해결책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도 사정관의 신분안정을 위한 대학의 대처에 적극 협조한다면 입학사정관전형의 본래 취지에 더욱 쉽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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