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대입 합격 원한다면… 엄마도 입시 전문가가 돼야 한다”

김준환 / 2013-05-29 11:29:31
서울대 진학 두 자녀 둔 김미애 씨

“영어는 OO학원, 수학은 OO학원, 논술은 OO학원이 쪽집게더라”, “전교 1 등 하는 애가 OOO 교재를 본다더라.” 평일 오전 서울 강남의 커피숍에서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이제 심심찮게 목격되는 풍경 중 하나다. 강연자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설명회에 귀를 기울이고, 무릎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 놓고 설명회 내용을 녹음하는 모습도 눈에 익숙하다.

이러한 풍경은 각종 입시 설명회에 참석해 자녀들을 원하는 대학에 보내려고 안간힘을 쏟는 우리네 학부모들의 모습이자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벌어지는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켠에는 좋은 대학
을 보내고 싶은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며 공인중개사 직업을 가진 김미애(47) 씨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동분서주한 ‘원 오브 뎀(One of Them )’이었다. 올해 2월까지 ‘고3 수험생’을 둔 엄마였지만 지금은 두 명의 자녀가 모두 서울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수험생 ‘선배 엄마’다. 큰 아이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2학년)에, 둘째 아이는 윤리교육과(1학년)에 재학 중이다. 김 씨에게 ‘두 자녀 모두 서울대에 보낸 비결’에 대해 묻자 “아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입시 전략을 수립했고, 엄마인 나도 ‘입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대학 입시에서 부모의 역할은?
김 씨는 “요즘 대학 입시는 ‘정보전’을 방불케 한다”면서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에 보낼 수 있도록 학부모들도 입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아이를 원하는 대학에 보내려면 부모가 먼저 입시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대입 전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본. 현재 3000 여 개에 달하는 입시 전형으로 인해 수험생은 물론 학교 교사들도 입시 전형을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게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다. 우스갯소리로 일선 교사들조차 유명 입시 컨설턴트에게 입시 과외를 받아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

김 씨도 이런 점에 동의하면서도 입시 관련 정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입 전형이 일견 복잡해보이긴 해도 실제로 자신의 아이에게 해당되는 전형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저런 전형들에 대한 얘기를 잔뜩 듣고서 정작 내 아이는 원서를 잘못 써 불합격했다는 학부모들이 주변에 꽤 많아요. 그럴 바에야 대입 전형에 대한 공부는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어요?”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학부모들을 위해 김 씨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저는 입학설명회에서 무작정 듣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입시 관련 용어도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었어요. 게다가 당장 수능을 봐야 하는 상황도 아니면 피부로 와 닿지 않죠.” 실제로 김 씨는 표준점수, 원점수, T 점수 척도, 백분위 점수, 수능 가중치, 실질반영비율 등 낯선 용어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각종 입학설명회에 참석해 귀동냥을 하다보니 용어도 귀에 익고 속칭 ‘감’(感)이 오기 시작했다. 특히 입시설명회 현장에서 쏟아지는 질문들이 큰 도움이 됐다.

“딸이 고3 일 때였어요. 연세대 국제학부에 수시로 원서접수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영어면접 시 영어공인점수를 봐야 하는지 궁금했죠. 그때 입학설명회에 나온 대학 관계자의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또 (딸) 고2 때 고려대에서 학교를 방문해 실시한 설명회에 참석했을 때도 생각이 나네요. 아이가 에듀팟 관리에 신경을 많이 못 써서 ‘비교과를 평가할 때 에듀팟을 열어 봅니까?’라고 질문을 했었죠. 그러자 ‘올해까지는 볼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됐고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유용했어요.”

김 씨는 “막상 아이 둘을 대학에 입학시켜 놓고 보니 입시 제도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나 큰 줄기는 그대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부모 입장에서 입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입시 용어나 입시의 큰 방향성을 알았다면 아이가 가고 싶은 대학의 입학 요강을 명확히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전년도 전형을 알고 있어야 변화하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김 씨는 “엄마가 입시 전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아이와 상의해야만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 아이에 대한 특성 정확히 파악하라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듯이 아이의 학습 수준, 공부 유형 등을 제대로 파악하면 대학 합격의 ‘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내 아이에 대한 특성을 정확히 알면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입시 지도의 첫 걸음은 부모와 아이 간의 격의없는 대화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부모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아이가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입시 지도도 자연스레 이뤄지게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학교 시험이나 모의고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갖고 아이의 수준이나 실력을 가감없이 얘기해 보고, 또 이를 토대로 아이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해 효과적인 입시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얘기죠.”

김 씨는 “적당한 시기별로 아이의 목표를 설정해 주는 역할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고 충고했다. 김 씨의 경우 중3 겨울방학, 고1 초반 무렵, 고2 등 학년이 넘어가는 시기에 맞춰 아이와 함께 단계별 목표를 수립해 나갔다. 즉 아이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의 학년도 올라가는 셈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와 부모가 원하는 대학이 생기게 되죠. 저는 아이와 함께 학교에 직접 찾아가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같이 보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어요.” 이후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적합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돌입했다.

“고1 1학기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문과 , 이과 선택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문·이과를 확실히 정했으면 대학과 학과 선택폭이 더 줄어들게 되죠. 이때 다시 목표하는 대학의 입시 요강을 한번 더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고2 로 올라가서는 학업 계획과 입시 플랜을 짜고, 여기에 맞는 비교과활동을 준비하는 거예요.” 가령 2학년 1학기 혹은 2학기에 비교과활동을 주력할지, 구체적인 활동으로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임원활동 등 어떤 활동이 아이에게 유리한 스펙으로 작용할지 따져보는 것이다. 아울러 김 씨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녀의 수준을 파악해야 된다”고 말했다. 보통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들 수준을 간과한 채 상위권 대학의 입시 전형만 알아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녀의 실력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고 여기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만 자녀의 대학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대학 합격 위해선 담임 선생님 신뢰해야
김 씨는 입시 상담을 할 때 담임선생님을 가장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에서는 잠만 잔다는 애들이 많다고 하죠. 물론 수업 준비를 소홀하게 하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사람은 학원 강사가 아니라 학교 선생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다양한 입학 전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의 서류 준비는 필수다. 이 같은 서류의 특성상 담임 선생님의 도움 없이 제대로 준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이의 인생과 진로가 걸려 있는 대학 입시에서 담임 선생님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야 제대로 된 추천서가 나온다고 확신해요.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이고요. 간혹 학기 초에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불쾌한 경험이 있어서 선생님을 멀리하는 분들도 봤는데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아요. 선생님 입장을 두둔하자면 아이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했을 것으로 보여져요.” 엄마가 선생님한테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아이한테 전달되고 원서 접수할 때도 선생님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한 가지 분명히 알아둬야 할 사실은 아이들을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부모님 못지않게 담임 선생님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