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해법, ‘인성교육’에서 찾아라!

김준환 / 2012-09-26 11:31:02
딸을 연세대 보낸 김혜영 씨

김혜영(53)씨는 대학생 딸 2명, 중학생 아들 1명을 둔 세 아이의 엄마다. 김씨의 남편은 1997년 외환위기로 사업이 어려워진 이후 건강이 많이 안 좋다. 이때문에 김 씨는 17년째 작은 봉제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지고 있는 집 안의 가장인 셈이다. “최근엔 국내 경기 불황 탓에 공장운영이 더 힘들어져 저녁에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어요.”

하지만 김 씨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이유인즉슨 자녀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줬고 더구나 공부도 잘하기 때문이다. “현재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 과정으로 호주에 나가있는 첫째 딸은 국립대인 강원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고, 둘째 딸은 4년 전액 장학금으로 올해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에 들어갔어요. 중학교 3학년인 막내 아들도 반에서 5등 정도로 상위권에 속해요.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형제끼리 오순도순 지내고 있으니 정말 큰 힘이 되네요.”

김 씨는 먹고 살기 바쁜 형편이지만 항상 무언가에 도전하는 걸 즐겼다. 비록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대학에 가지 못했지만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재작년에는 방송통신대 청소년심리학과에 합격했지만 큰 딸과 등록금이 겹쳐 아쉽게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김 씨는 “지금의 일(공장운영)과 무관하지만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 시험에도 합격했다”며 “올해에는 한자검정능력시험도 준비 중인데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게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세 아이들에게 늘 ‘도전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김 씨는 “제 이야기를 듣게 될 모든 학생들 역시 무슨 일이든지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봐야 한다”는 진심어린 충고도 아끼지않았다.

자녀와 끊임없이 대화하세요
김씨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대화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자녀와 대화하려고 하면어떤 화제로 이야기를 꺼내야할 지 머뭇거리는부모들이 꽤 많다. 김 씨의 경우 자녀와 대화를 시도할 때 자신의 고민을 먼저 얘기한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아이들과 말하다보면 나름대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죠. 제 얘기가 끝나면 아이들도 학교에서 있었던 선생님과 친구 간의 문제를 편하게 얘기하더라고요. 이렇게 격의없이 대화를 주고 받다보니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김 씨는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세 명의 아이들과 한 방을 같이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부모·자녀 간에 훨씬 효과적인 소통을 가져왔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즐거웠던 일, 우울한 일, 불쾌한 일 등 세세한 일들까지 속 깊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 “아이들이 우스갯 소리로 나중에 어른이 돼 결혼해서 자기 방이 생기더라도 잠만큼은 같이 자겠다고 얘기하더군요. 가난해서 불편한 점은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네요.”

김 씨는 ‘페이스북(facebook)’에서도 자녀들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한다.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도 올리지만 댓글을 수시로 다는 편이에요. 딸의 페친(페이스북 친구)과도 연결돼 있어 여기에도 댓글을 달다보면 딸 친구도 제게 답변을 해 줘요.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아이들의 근황도 쉽게 알 수 있고 대화의 소재도 더 늘어나게 되는 것 같아요. 딱딱한 글보다 또래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헐’, ‘대박’ 같은 일종의 추임새 같은 단어를 섞어 사용하기도 하죠.”

김 씨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수시로 나누는 방식은 어린 자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대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디지털 매체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고 얼굴 보면서 하기 어려운 말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하지만 이 씨는 SNS 이용과 관련, 자녀들의 일상사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충고했다.

“얘들아! 신문 한번 읽어보렴”
김 씨는 늦게까지 밖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었다. 대신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풍족하기 않은 가정 형편 탓에 돈이 많이 드는 경험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꿨다. 대신 다양한 간접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5년 이상 신문 구독을 해 온 김 씨는 자녀 교육에 신문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어릴 적부터 아이들에게 딱딱한 기사를 억지로 읽게 하기보다는 자신이 신문을 본 후 가치 있는 정보를 골라내는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신문을 읽으면서 특히 화제의 인물을 조명하는 코너나 인물 인터뷰 같은 기사를 접하면 자세히 읽어봤어요. 이 가운데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인물이나 귀감이 될 내용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일단 스크랩해서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했죠. 예컨대 둘째 딸은 홍보나 미술 쪽에 관심이 많은데 신문을 보다가 유명한 홍보전문가, 건축학자, 큐레이터 같은 인물이 나오면 해당 인터뷰 기사를 스크랩해 둘째 딸 아이가 볼 수 있도록 책상에 갖다 주는 방식이었죠.”

김 씨가 이 같이 신문 스크랩을 한 이유는 기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 속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신문에 소개되는 내용은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아이들이 기사를 반복해서 읽다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꿈을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한편 김 씨는 어려운 가정 여건에도 자녀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다는 일이 있으면 다른 항목의 생활비를 아껴서라도 들어주려고 애를 썼다. 대신 무조건 들어주자는 식이 아닌 조건부 승낙이었다. “가정 형편이 여유가 없었던 이유가 제일 컸지만 아이들이 그냥 단순히 배우거나 경험하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시키지는 않았어요. 분명한 목표를 정해주고 아이들에게 다짐을 확실히 받은 뒤 승낙했어요. 딸이 피아노를 배운다고 졸랐을 때나 부족한 과목 점수를 높인다고 학원에 다닌다고 했을 때도 그랬어요.”

또 김 씨는 자녀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일도 직접 시켜봤다고 얘기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모가 힘들게 일한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시켜 봄으로써 부모의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가족간 유대도 강화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자녀교육 해법, ‘인성교육’에서 찾아라
학교 폭력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청소년 범죄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 입시에서도 인성평가가 강조되고 있어 인성교육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김 씨 역시 자녀교육 해법으로 일차적으로 제시하는 게 바로 ‘인성교육’이다. 김 씨가 내세우는 인성교육 실천 항목 1순위는 ‘매사에 근면하고 끈기 있게 임하라’는 것. 즉 ‘성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와 둘째 모두 초·중·고 시절 단 한 차례도 결석한 적이 없었어요. 중학교 3학년인 막내도 마찬가지고요. 못 견딜 정도로 몸이 아프면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허락받고 귀가조치를 시켰어요.” 김 씨가 유독 ‘성실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직장 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제가 조그마한 봉제 공장을 운영하면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 가운데 불성실한 사람들을 꽤 많이 봤어요. 책임감 없이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성실성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보면 한두 번 결석하는 일은 인생의 사소한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성실한 태도가 몸에 배면 앞으로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그는 무슨 일이든지 성실하게 임하는 태도야말로 자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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