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학의 발전을 고민하라"

정성민 / 2012-02-02 14:10:38
총선·대선 앞두고 민심잡기용 공약 남발 우려</br>대학의 발전과 미래 위한 정책 필요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예정된, 이른바 '빅뱅의 해'다. 연초가 지나면서 정치권의 민심잡기가 본격화되는 것은 이 때문.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총선 정책공약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등록금 문제로 대학가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면서 여야 역시 대학 관련 정책과 공약 만들기에 분주하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민심잡기를 위한 남발성 공약에 대학가가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총선과 대선에서 대학가는 항상 공약의 주체와 대상이 돼왔다. 지난 2007년 대선의 경우 대권 후보로 나섰던 이명박 대통령과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결같이 '대학 자율화'를 강조했다. 실제 당시 정동영 후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교육정책토론회'에 참석, "대학이 진정한 경쟁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고 이명박 정부는 '대학 자율화'를 고등교육정책의 기조로 삼았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대학 자율화'가 실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증거가 대학 등록금이다. 등록금 인하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자 이명박 정부는 채찍과 당근 정책을 통해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등록금 인하를 두고 고심하던 주요 대학들이 하나둘 등록금 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상황. 연세대 역시 2일 결국 등록금 인하를 결정했다.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환 관련 판결이 나온 데 이어 감사원은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대학가를 압박하는 추세는 총선과 대선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국민적 바람이 계속되고 있고 감사원 감사 결과 대학들의 부정·비리행위가 드러나면서 대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야가 민심잡기를 위해서라도 대학가를 압박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여야가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민심잡기용 총선·대선 아젠다가 아니다. 바로 대학의 발전과 미래다. 즉 무조건 '반값등록금', '등록금 인하'만 구호로 들고 나오지 말고 등록금 인하와 더불어 대학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 그리고 대학의 곪은 상처를 어떻게 도려낼 것인지 진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강조하건데 대학가는 결코 부정·비리집단이 아니다. 사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모른 체하는 얌체 집단도 아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지탄받을 만한 일도 자행되는 게 사실이다. 또한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경우라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하고 대학가 스스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사회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대학가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 성과를 창출하며,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곳이 대학가다.


따라서 여야는 최근 등록금 문제와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들끓는 여론에 편승해 대학가를 몰아세우기만 해서는 안된다. 물론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대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여야의 몫이다. 국민들 또한 민심잡기용 정책을 남발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아닌, 진정으로 대학의 문제를 고민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대학가의 새 미래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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