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공자들 모셔가는 시대올 것"

정성민 / 2011-02-25 16:33:13
원자력공학 인재 양성의 산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UAE 원전 수주 등으로 원자력 분야 전망 밝아
현재 2만4000여 명 인력에 비해 10년 내 2배 인력 필요


정우성과 차승원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지키려는 자(정우성)와 파괴하려는 자(차승 원)의 대결이다. 바로 지난 2월 종영된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는 신형원자로 개발을 둘러싸고 한국과 아테나가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극중 정우성은 한국 정부의 대테러정보기관인 NTS 요 원으로, 차승원은 아테나의 조직원으로 등장했다.

드라마에서 아테나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조직이다. 아테나는 한국의 신형원자로 개발이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위협 할 것을 우려, 필사적으로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아테나의 시도는 무산되고 한국 정부는 신형 원자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가상의 스토리이긴 하지만 드라마가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원자로, 즉 원자력이 에너지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아테나는 대통령 암살과 대형 테러를 감행하면서까지 한국의 신형 원자로 개발을 막고 싶었을까!

국부와 국가경쟁력의 원천, 원자력
▲ 박광헌 학과장
“앞으로 에너지는 핵융합과 태양전지·풍력 등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화석에너지와 핵융합·환경친화적 에너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원자력이다.”경희대 박광헌 원자력공학과 학과장은 원자 력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즉 ‘화석→원자력→핵융합·환경친화적 에너지’라는 에너지의 이동 공식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또한 박 학과장은“화석에 너지 고갈로 원자력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원자력은 화석에너지와 달리 에너지밀도가 매우 높아 우리나라와 같이 고밀도 인구 국가가 의존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박 학과장의 설명대로 원자력은 화석에너지의 대체 수단이자 국부의 원천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는 곧 원자력 시장에서 경쟁에 뒤처질 경우 국가 경쟁력에 치명 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진다
우리 속담에‘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쓸모없다는 뜻이다.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중요성을 강조해도 그 가치를 연구하고 개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 겠는가!

하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원자력공학과가 우리나라 원자력의 교육· 연구, 인력양성을 책임지고 있으니까… 원자력공학과는 원자핵으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이나 핵반응으로 얻게 되는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학을 가르치는 학과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경희대를 비롯해 동국대 경주캠퍼스·서울대·울산과기대·조선대·제주대· 카이스트·한양대 등 8개 대학에 원자력공학과 또는 원자력 관련 학과들이 설치 돼 있다.

이 중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우리나라의 원자력공학을 선도하기 충분한 경쟁력과 우수성을 자랑한다. 때문에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무리는 아닐 터.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교육용 원자로인 AGN-201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동일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텍사스 A&M대, 뉴멕 시코대, 아이다호주립대, 팔레르모대 등이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의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쳤으며 통제기술원과 IAEA 핵사찰 준수 사항도 성실히 지키고 있다. 방사선 측정 관련 실험교육 시설 도 구비돼 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산하 수원지방 방사능측정소와 지식경제부 지정 대학전력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에는 AGN-201 원자로·중성자 발생장 치·고감도 방사성 분석 장치 등을 보유한 원자로센터도 설립됐다.

교육프로그램도 단연 돋보인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올 해부터 모든 전공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세계와 경쟁해야 할 원자력의 특성상 영어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학생 10명은 자매 대학인 일본 도호쿠대 실험 수업에 참가한다. 국내에서 배우지 못 하는 부분을 보완해주기 위한 학교 측의 배려다.

역으로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교육수출(Education Export)’에도 앞장서 현재 6명의 카타르 유학생이 수학하고 있다. 2006학년도부터 도입된 공학인증프로그램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가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하는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는 그 우수성을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대학전력연구센터사업’과 교육과학기술부의‘post BK-21사업 핵심연구센터’ 로 선정되는 등 매년 16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 받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연구소와 기업으로 진출, 향후 원자력 인력 수요 급증”
원자력공학을 전공하면 크게 연구소와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경희대 원자력 공학과에 따르면 원자력 연구와 관련해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전력기술연구 원·원자력안전기술원·고등기술원·대학 등이 주요 진출 코스다.

원자력 산업 체와 관련해서는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주)·한전원자력연료·한국전 력기술(주)·두산중공업·한국전력보수(주)·삼성물산·동아건설·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이 주요 진출 대상이고, 방사선 관련 산업 기술의 경우 한국전력보수 (주)·비파괴검사 중소기업·동위원소검사장비 제조업체·고려공업공사(주)· 일진방사선·한일원자력(주)·KNDT&i 등에 진출할 수 있다.

원자력환경기술 원·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동위원소협회·비파괴검사협회 등 정부기관 및 협회와 대학병원 핵의학과·핵의학기기 제조 관리 업체·미국/프랑스/일본 등의 국립연구소와 회사에도 진출이 가능하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의 경우 한 국수력원자력(주)·KOFEC·한전원자력연료·정부기관 등에 약 20%의 동문들 이 포진돼 있을 정도로 실력과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분야는 현재보다 미래 전망이 더욱 밝다는 것이다.

박광헌 학과장은“현재 원자력 인력은 2만4000여 명이지만 지식경제 부의 예측으로는 UAE 원전만 해도 10년 내 2배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5년 뒤 UAE 원전 발전이 가시화되면 운영·설치 등 원자력 인력에 서 엄청난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학과장의 말은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 의 원자력 인력 양성 실태를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원자력공학과나 원자력 관 련 공학과가 설치된 8개 대학에서 한 해 배출되는 인력은 240명 수준. 따라서 지 식경제부의 예상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공급이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UAE 원전만 계산해도 이 정도다. 추가 원전 수주를 할 경우 예상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막대한 예상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은 결국 원자력공학 전공자들의 희소 가치를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박 학과장은‘입도선매(立稻先賣)’라는 단어로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다.‘ 아직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를 미리 돈을 받고 판다’ 는 의미의 입도선매처럼 원자력공학 전공자들이 시장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시 대, 쉽게 말해‘너도 나도 모셔가려’는 시대가 올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래 전망이 밝고 국가 미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의 전공인 원자력 공학에 우수 인재들이 적극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허균영 교수는 “중동에 원자력 발전소가 수출되기 시작해 원자력 산 업이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원자력의 미래는 정말 밝다”면서 “안전성이 한층 높아진 제4세대 원자로 개발, 중성자를 이용한 물질 분석,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등 유능하고 용기 있는 젊은이들이 도전해 기여할 수 있는 많은 현안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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