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와 믿음이 가져온 놀라운 '긍정의 힘'

대학저널 / 2010-09-01 11:07:17
사교육 없이 서울대 보낸 한귀을씨
▲ 한귀을 씨
“사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공부 소화 능력을 도외시한 체 많이 주고 빨리 가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학생들이 이른바‘학습소화불량증’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공부는 스스로 노력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흔한 사교육 하나 없이 오로지‘자기주도학습’으로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부모의 이야기다. 서울대학교 전다인(경제학과 3학년) 어머니 한귀을(47)씨는 수능시험에서 무조건 학원, 과외를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학원 수업은 단지 요령만 가르치기 때문에 혼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방식의 가르침이 아니라는것이다. 또한“방과 후에 학원에 다녀오면 밤 늦은 시간이기때문에 집에 와서 예습과 복습을 할 시간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다음 날 학교 수업과 계획된 스케줄에 맞춰 공부를 하기 위해선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고 덧 붙인다. 또한 개인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통해 계획적인 공부가 진짜 선행학습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하지 않고 다인양이 서울대에 들어갈 수있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었을까? 한씨는“다인이는 어렸을때부터 승부욕이 강한 아이로 게임에서도 꼭 이겨야 직성이풀렸다”며 “놀이든 공부든 하나 시작하면 최고가 되어야 하는오기와 집념을 공부로 매진할 수 있도록 방향 설정을 해주었다”고 귀띔한다.

중학교 때 수학 학원에 보낸 적도 있지만 다인양은 일괄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본인의 진도와 관계없이 수업하는 방식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로 고3때까지‘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옆에서 도와준 것이 목표하는 대학에 입학한 공신이었다고 전한다.

철두철미한 시간 관리가 명문대 합격 비결
전다인 양의 고3 시절의 하루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등교 전 아침 식사는 꼭 챙겨 주고 시간이 없을 때에는 떡이나 고구마로 아침을 거르지 않게 했다. 아침잠에서 깨어나 1시간 내에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공급받아야 대뇌가 활발히 움직이고 정신 기능이 활발해지기 때문. 등굣길에는 보며 자투리 시간도 낭비하지 않았다. 노트에 어떠한 과목을몇 시부터 몇 분까지 정확하게 체크하고 취약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할수있도록했다.

“시간관리가 중요하다. 계획을 짜서 공부해라” 라고 일러줬는데 어느 날 보니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가는 시간까지 노트에 체크해 놓은 꼼꼼한 딸을 보며 깜짝 놀랐단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오후 5시에 집에 오면 저녁은 꼭 6시에 먹도록 했다.

시간대로짜여 있는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조금 늦어지거나 빨라지면 공부 계획에 차질이 생기므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다른 고3 학생처럼 학원에 가지 않고 집으로 바로 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식사를 하고 독서실과 집을 번갈아 가며 ‘자기주도학습’ 형태로 공부하는 패턴을 유지했다.

한씨는“아무래도 동생도 있고 아빠가 퇴근하는 시간이면 집이 어수선 하기도 해서 그 시간에는 독서실에 가서 공부 할 수 있도록했다”며 “고3 수험생이 있다고 무조건 온 가족이 신경 쓰는 것은 오히려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엄마는‘악역’, 아빠는‘수호천사’
한씨는 딸이 비염이 있어 재채기와 콧물을 항상 달고 지내 컨디션 조절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각별한 신경을 썼다. 영양제와 한약을 챙겨주기도 했는데 홍삼엑기스가 가장 큰 효험을봤다고 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특별한 운동은 하지 못했지만 틈틈이 집 근처의 가까운 공원을 달리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면서 머리를 식히도록 유도했다.

“다인이가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시험에 대한 압박감과 장시간 책상에앉아 있는 탓에 살이 찌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딸을 보며 안타까웠다” 는 한씨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철저한 시간 관리를 통해 움직이고 줄 곧 상위권을 유지해 오던 다인양에게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슬럼프가 왔다. 그 시기에는 특별한 관심보다 주말에는 딸이 좋아하는 영화와 뮤지컬을 보며 머리를식힐 수 있도록 지켜보고 믿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화장품과 패션스타일에 관심이 많아 주말에는 한껏 꾸미고 외출하는 것도 눈감아 줬다. 당시 유행했던 가수‘플라이투더스카이’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딸이 이어폰을 계속 꽂고 음악 감상을 하고 있을 때면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단 묵묵히 지켜보며 공부에 관한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할 거 같을 만큼 나태해지면 남편이 고민을 상담해주어 다시 공부에 매진 할 수 있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강약 조절을 리드해 주는 것이 수험생을 위해 부모가 해 주어야 할 역할이라는 것이다.

한씨는 고3 수험생 뿐 아니라 학창시절 부모 역할에서 엄마와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생활 전반전인 패턴을 조절시켜 주는잔소리를 하는 어쩔 수 없는‘악역’을 맡아야 한다면, 아빠는아이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큰 그림을 그릴수 있도록 도와주는‘나침판’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남편은 현직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으로 중학교 때부터 다인양의 명문대 합격에 숨은 조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입시 정보에서 뒤처지지 않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아빠였다. “너무 뻔한 이야기일 지도 모르지만 남편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으로 최선을 다하면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면서 “특목고에 보내지 않고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도 내신 강화 정책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남편의 선견지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학교 때부터 그 시기에 맞는교양서적들과 교재들을 준비해주었고 토익과 텝스 문제집을 풀어보라고 권유했다. 그 결과 다른 과목에 비해 장기간 꾸준히 해야 하는 영어 선행학습에 눈을 띄게 해줘 고3학년 때에는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 됐다.

서울대 수시전형으로 구술 면접 연습을 할 때에도 교재를 직접 사 카메라 테스트와 모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다인양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수능은 마라톤, 뒷심 잃지 말아야
한씨는 대입 시험을 ‘마라톤’에 비교한다. 장기적이고 꾸준하게 마지막까지 뒷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 외에는 무조건 금기시하는 모습이 아닌‘믿음’과‘사랑’이 바탕이 되어야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씨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다인양이 중학교 3학년인 여동생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면서 수험생 때 너무 호되게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하기도하단다.

다인양은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후에는 금융감독원에 들어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한씨는 가족 모두가 시험에서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한다. 자기주도와 긍정의 힘은 세상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