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만 교수(전북대 신문방송학)는‘엄친아현상’을“내 새끼를 위해선 무한대로 희생할 수 있지만, 남의 새끼들 앞에선‘남을 제쳐야 산다’고 자식에게 가르쳐 온 걸 스스로 실습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한다.
잘난 엄마친구 아들과의 비교 때문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엄친아는 나 아닌 모든 타인과는 경쟁 속에서 살아야하는 한국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담고 있기도 하다.
칼자루는 누가 잡아야 하는가
2009년 1월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오바마가 취임하자 국내에서도‘오바마처럼’키우자는 교육 관련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오바마는 우리나라에서 보는 엄밀한 의미에서 엄친아는 아니지만, 불우한 청소년시절을 극복하고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교육법을 알고 싶어 했다.
‘우리 아이 오바마처럼 키우는 7가지 교육 덕목’을보면 부모의 역할을 솔선수범, 성심성의, 공감훈련,내공쌓기, 교육환경, 의사소통, 자기성찰로 제시하고있다. 이 중 한국의 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요소가 바로‘교육환경’이 아닌가 한다.
엄친아와 같이‘부모력’이라는 말로 불리는 교육방법에 대한 고민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부모들이 한번쯤 앓아야 할 홍역과도 같은 것이다.얼마 전 어느 방송국에서 부모력에 관한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은 이섬숙(49)씨는 아들 두 명을 이른바 명문대에 합격시킨 말 그대로 엄친아의 대모 격이다.
방송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칼자루를 잡아야 한다’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속상했다는 이씨는 현재 자신의 경험을 다른 부모들에게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이씨는 하루 세끼 끼니가 걱정되던 60년대에 2년 동안 유치원을 다닌‘있는’집안의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늦둥이로 태어난 이씨는 자녀교육에 엄했지만 몸소 실천하는 교육을 하셨던 어머니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한다.
진정한 선행학습 보여주고 가신 친정엄마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밤 12시 이전에 잠을 재우지 않으면서 항상 책을 읽기를 권유했던 어머니는 2008년 돌아가실 때 까지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던 분이기도 하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상당한 재산이 있었음에도 ‘물고기잡는법’을 가르치길 원했던 어머니는자신이 읽은책의 느낌을 자식들에게 전해주는 소통하는 엄마이기도 했다.
이씨는 어머니에 대해 “일찍부터 공부 아니면 기술을 배워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일에 집중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직접 몸으로 보여 준 진정한 의미의 ‘선행학습’을하신분이다”고말한다. 이씨는 부모력=경제력 이라는 수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드러냈다. 물론 결과적으로 상위 대학 입학생의 대부분이 강남권에서 배출되긴 하지만 경제력이 부모력의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12년동안 전교 1등을 고수한 큰 아들 이승환 (서울대법대4년)과 수학경시 등 각종대회 대상출신인 작은아들 이승혁(연세대경영학과년 군복무중)모두 명문대에 합격시켰지만 정작 이씨는 여의도에서 신혼초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비강남아줌마’다. 이씨는 엄친아로 키운 비법에 대해 ‘발로 뛰고 귀로 듣는’ 열정과 정보력을 우선으로 꼽는다
열정의 코칭 맘
4살부터 유치원에 보내고 태권도를 시작으로 특기교육을 계절별로 하나씩 늘려 나갔다. 아이들이 싫증 내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에 5일 가는 학원을 3일만 보내고 대신 오래하도록 했다. 방학이 시작되면 놀이공원이 개장 되자 마자 달려가 개장부터 폐장시간까지아이가 질리도록 눈썰매를 타게 한다. 개학까지 절대 어디 놀러 가자고 칭얼대지 않게 된다.
초등학교부터 서울대법대를 목표로 잡고 교육준비를 했다.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웅변을 시키고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 특히 국어교육에 신경을 많이 써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 등 상반된 견해를 가진 신문을 번갈아 읽힘으로써 균형잡힌 시각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국어 공부를 시켰더니 작은아들이 여의도 고등학교에서 경기고로 전학을 가니까 국어점수가100점나왔다.
“국어는 세월 수학은 양 영어는 돈”이라는 말이 유행할 당시 영어는 부족했지만 국어와수학 점수가 좋았다. 응용을 원리로 하는 수학은 국어공부와 일맥상통 하는 점이 있다.
중학교부터는 선행학습에 치중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고액과외를 시킬수 없는 형편이어서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예체능만 과외를 했다. 특히 수학경시대회 과학경시대회등 비교과항목 관리를 철저히 했다.
입시정보의 소머즈
고1이 되자마자 고3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입시스케줄을 작성했다. 입시설명회는 꼬박꼬박 챙겨서 참석하자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하던 입시정책이 차츰 귀에 들리기시작했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직접 예행연습 해 보고 목표한 대학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미리 파악 해 두어야 한다. 중학교때 한 선행학습이 비로소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수험생의 가장 큰 방해요소는 이성문제다. 큰 아들은 걱정없이 자라 주었지만 둘째아들이 사춘기를 두 번 겪으면서 맘 고생이 심했다. 그래서 학원 출입문이 두 개인곳에는 작은 아들을 보내지 않은 적도 있다. 하지만 성장한 두 아들 모두 엄마의 ‘열성적인’ 교육방법에 대해 진정으로 고마워한다.
부모력은 돈보다 관심과 열정이 좌우
한국사회에서 1%안에 드는 사람으로 자식을 교육시키고 싶었다는 이씨는 두 아들이 리더십과 봉사정신을 갖춘 인재가 되길 원한다. 그래서 두 아들이 정신지체아봉사단을 창단해 운영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수많은 이론이 많지만 정작 자신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개발 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아이가 잘 하는것 보다 좋아하는것을 파악하여 거기에 맞는 진로를 제시해 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전한다. 부모력은 결국 돈보다는 부모의 관심과열정이 가장 큰요소라고 역설한다. 신문과무료특강에서 얻는 값진 정보를 자녀를 위해 발로 뛰면서 습득하고 자녀에게 전파하는 일에 힘을 쓸것을 주문한다.
부모력에 대해 이씨는“엄마는 아이들 인생의 네비게이션”이라고 한마디로 압축한다.자녀가 스스로 판단하고 인생을 설계 할 수 있을때까지 약간의 강제를 띠더라도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고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이씨의꿈은 의외로 소박하다.
20년 넘게 대학에서 작곡을 강의해 왔는데 이젠 어려운 학생을 위해 무료로 작곡을 가르치고 또 사람들이 들어서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특히 어렵게 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살린 공부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오늘도 행복한 코칭맘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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