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박물관. '문화제전: 쓰고, 그리고, 만들고, 새기다' 상설전시

온종림 기자 / 2026-08-27 10:58:58

백범 김구가 대한민국 31년인 1949년 2월, 74세에 쓴 ‘시례고가(詩禮古家)’.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건국대학교 박물관이 9월 14일 오전 10시 박물관 2층 역사유물전시실에서 상설전시 ‘문화제전(文畵制鐫): 쓰고, 그리고, 만들고, 새기다’를 개막한다. 건국대 박물관이 1963년 개관 이래 기증과 구입, 발굴조사를 통해 수집해 온 회화, 고문헌, 서예, 생활공예, 도자기, 발굴유물, 건국대 역사 자료 등 소장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문화제전(文畵制鐫)’은 ‘쓰고(文), 그리고(畵), 만들고(制), 새기는(鐫)’ 네 가지 행위를 뜻한다. 이번 전시는 유물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들의 생각과 손길, 그 안에 담긴 시대의 선택을 네 가지 행위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먼저 ‘쓰다(文)’에서는 글과 생활공예를 통해 삶과 정신을 기록해 온 흔적을 선보인다. 국보 《동국정운》 영인본과 보물 〈이이 남매 화회문기〉 복제본, 〈정조 어제시 『보만재고』를 보고 한 수 읊다〉, 《군산이우도》를 비롯해 규방과 선비의 생활용품, 김구·오세창·이완용의 글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백범 김구가 1949년 2월 74세에 쓴 행서 ‘시례고가(詩禮古家)’도 공개된다. 시례고가(詩禮古家)는 ‘시와 예를 숭상해 온 유서 깊은 집안’이라는 뜻으로, 배움과 예절을 가풍으로 이어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다(畵)’에서는 정선·심사정·최북·강세황·장승업·김규진 등의 작품을 통해 조선 후기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회화의 흐름을 소개한다. 우리 산천과 일상을 바라본 화가들의 시선과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이어진 화맥, 전통 필묵이 근대 시각문화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품 가운데 하나인 겸재 정선의 산수도에는 자연과 풍류를 즐기는 문인과 그를 뒤따르는 동자가 담겨 조선 후기 문인의 삶과 미의식을 보여준다.

‘만들다(制)’에서는 흙과 불로 완성한 우리 도자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비색의 고려청자와 상감청자, 자유롭고 활달한 분청사기, 여백과 절제의 미를 담은 조선백자를 통해 재료와 소성 기술, 장식기법이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과정을 소개한다. 〈청자 매병〉, 〈분청사기 조화무늬 병〉, 〈백자 청화 모란무늬 합〉 등이 대표 전시품이다.

‘새기다(鐫)’에서는 건국대 박물관이 직접 발굴조사한 유적과 출토품을 소개한다. 경기도 가평군 이곡리 철기시대 주거지와 경기도 연천군 남계리 구석기시대 유적, 충북 충주시 단월동의 통일신라 말~고려 초기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석기·장신구 등을 발굴 기록사진과 함께 선보인다.

‘문화제전’은 글자의 획과 먹의 번짐, 붓의 결, 도자의 열기와 금속활자가 새겨진 흔적 등을 따라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한국 문화의 다양한 층위를 보여줄 예정이다. 서로 다른 쓰임을 지닌 유물을 따라가며 전통이 오늘의 일상과 미래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고, 문화유산을 수집·보존·연구해 다음 세대에 전하는 대학 박물관의 역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건국대 박물관 2층 역사유물전시실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개방하지 않으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10명 이상 단체 관람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등록하면 된다. 관련 문의사항은 건국대 박물관을 통해 접수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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