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방치하면 신경 손상… 빠른 치료가 살길

강승형 기자 / 2025-10-01 10:40:55
 
손목에 저릿한 감각이 느껴지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히 피로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통증이라 여기고 방치하기 쉬운 증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질환은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신경병증의 일종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부위의 '수근관'이라는 통로가 좁아지며 발생한다. 수근관은 손목뼈와 인대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안에는 힘줄과 함께 정중신경이 지나간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손목을 쓰거나 반복적인 손 동작을 하면 이 통로가 좁아지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중신경이 눌리게 된다. 그 결과 손 저림, 감각 저하, 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엄지와 검지, 중지에 저림 증상이 집중되고,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단계라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프롤로테라피와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약물을 주입해 조직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손목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충격파를 통해 염증을 줄이고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혈류를 증가시켜 회복 속도를 높이며, 시술 시간이 짧고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신경 자체에 구조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 손가락의 감각을 잃거나 물건을 잡는 힘이 약해지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신경 손상이 의심될 때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개방형 수술과 달리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나 통증 부담이 적고, 사람에 따라서는 입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 수술은 손목에 작은 구멍을 내고 초소형 내시경을 삽입해 눌린 신경 주변의 두꺼워진 인대를 절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시간은 짧고, 대부분 당일 수술과 퇴원이 가능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이 수술법은 수근관 내부를 정확히 확인하며 진행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 발생률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질수록 신경 손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회복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신경이 심하게 손상되기 전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한편, 비수술 또는 수술 치료를 받은 후에는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손목 건강이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은 손목 사용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손목을 사용하는 습관은 수근관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 스트레칭과 휴식, 올바른 자세 유지 등을 통해 수근관이 좁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는 가볍게 지나가는 질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진행되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이 된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경 손상이 시작되기 전 빠른 개입이 이뤄지면, 수술 없이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예후가 훨씬 좋다.

글: 성남 성모윌병원 김철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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