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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의생명공학과 김형일 명예교수, 권혁상 교수, Zohaib Atif 박사과정생. |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김형일·권혁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약한 자기장으로 뇌의 자연 회복을 돕는 새로운 자기자극 기술 ‘저강도 초고주파 자기자극 시스템(UHF-LiMS)’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머리에 자극 장치를 직접 접촉하지 않고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재활훈련과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비침습형 신경자극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자연 회복이 어려운 만성 뇌졸중 상태에서도 운동 기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뇌졸중은 장기간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운동·감각·언어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 특히 만성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손상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현재 사용되는 대표적 뇌 자극 치료인 ‘반복경두개자기자극(rTMS)’은 강한 자기장으로 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극 강도가 높고 장비가 크며 정밀한 위치 조절이 필요해 재활 운동과 동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뇌를 강하게 자극하는 대신, 뇌가 스스로 회복하려는 과정을 돕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기존 자기자극보다 훨씬 약한 수준의 초고주파 자기장을 이용해 뇌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초고주파 저강도 자기자극 시스템(UHF-LiMS)’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자기자극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약 0.1 V/m(미터당 0.1볼트)의 미세한 초고주파 자기장을 이용해, 재활 과정에서 활성화된 신경회로의 자발적 활동을 미세하게 유도하고 신경회로가 더 잘 연결되도록 돕는다.
특히 신경세포를 직접 흥분시키는 수준까지 자극하지 않고, 반응 직전 상태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아역치(subthreshold)’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재활 과정에서 활성화된 신경회로가 더욱 안정적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기억 형성과 회복 과정의 핵심 기전인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 극대화되며 실제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망이 보다 효율적으로 재구성되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만성 뇌졸중 상태의 실험용 마우스를 대상으로 3·5·10 밀리테슬라(mT, 일상적인 환경 자기장보다 강하지만 의료용 자기자극에서는 저강도에 해당하는 수준) 조건에서 자기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뇌 영상 검사 결과, 자극 강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뇌 전체의 대사 활동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뇌졸중으로 손상된 부위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연결돼 함께 저하됐던 주변 뇌 영역(원격 영역 기능저하, diaschisis)에서도 뚜렷한 회복이 관찰됐다.
또한 정밀한 앞발 움직임을 평가하는 운동기능 시험(SPRT)에서는 모든 자극군에서 먹이를 집는 성공률이 향상됐으며, 특히 10 mT 자극군은 발병 이전 운동 수행 능력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포 수준 분석을 통해 자기자극이 신경 회복 과정에 실제로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형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뇌졸중 재활에서 새로운 신경조절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라며 “기존 고강도 자기자극의 안전성 한계를 줄이면서도, 깨어 있는 상태에서 행동훈련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GIST 의생명공학과 김형일·권혁상 교수가 지도하고 박사과정 조하이브 아티프(Zohaib Atif)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NRF) 휴먼플러스융합연구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브레인풀(Brain Pool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신경시스템·재활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에 4월 13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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