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개인정보보호는 경영이다

임춘성 기자 / 2026-09-07 10:07:00
 
[대학저널 임춘성 기자] 출판사 박영사는 이상헌 저자의 『개인정보보호는 경영이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개인정보보호를 단순한 법률 준수나 규제 대응의 영역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과 리스크 관리, 조직문화와 신뢰를 좌우하는 경영 문제로 재구성한 개인정보보호 실전 전략서다. 개인정보보호를 전략·실행·협상이라는 경영 언어로 풀어내며, 조직이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지금, 기업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과 정보보호 사고는 더 이상 특정 기업에만 일어나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모든 조직이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경영 리스크가 되었다. 한 번의 사고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온 고객과 사회의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 이제 개인정보보호의 책임은 담당 부서를 넘어 CEO와 경영진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조직은 여전히 개인정보보호를 ‘법을 잘 지키는 일’, ‘규제기관의 제재를 피하는 일’, ‘담당 부서가 처리해야 할 일’로 이해한다. 법무부서는 법적 위험을, 사업부서는 매출과 고객을, IT부서는 시스템 성능과 개발 일정을 이야기한다. 각 부서가 서로 다른 목표와 언어로 움직이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 담당자는 끊임없이 그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회의실 한가운데에서 출발한다.


『개인정보보호는 경영이다』가 제안하는 질문은 분명하다. 과거의 질문이 “이것이 법에 맞습니까?”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법도 지키면서 사업도 할 수 있을까요?”로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개인정보보호를 법률이나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 실행, 소통과 협상, 조직문화가 결합된 경영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30년 동안 ICT 산업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SK그룹의 ‘일처리 방법론’을 개인정보보호 실무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상황파악, 핵심성공요인 KFS 도출, 목표수준 설정, 문제점 및 장애요인 도출, 문제점 제거 및 실행계획 수립으로 이어지는 5단계 방법론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법률·기술·사업·조직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어간다.


각 단계에는 실제 경영 현장에서 활용되는 분석과 실행 도구가 결합된다. PESTEL과 SWOT, 이해관계자 분석을 통해 조직이 처한 환경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KFS를 통해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를 찾아낸다. SMART 방식으로 목표를 구체화하고, 5Whys와 Fishbone으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WBS, KPI, Action Plan을 활용해 전략을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구체적인 실행 과제로 전환한다.


또한 이 책은 개인정보보호와 ‘협상’을 본격적으로 연결한다. 좋은 전략과 완벽한 실행계획만으로 조직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 업무에서는 경영진, IT, 법무, 사업부서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저자는 하버드 협상법의 원칙과 BATNA, WATNA, ZOPA 등을 활용해 ‘된다’와 ‘안 된다’의 이분법을 넘어, 법적 요구와 사업 목적을 함께 충족시키는 Win-Win 해법을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 곳곳에는 개인정보 유출 대응, AI 챗봇 도입, GDPR 대응, 위치정보 갈등, 고객데이터 접근권한 관리, 개인정보 처리 위탁계약 협상 등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독자는 단순히 이론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회의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문제를 판단하고 전략과 실행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정답을 암기하는 책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을 익히는 책에 가깝다.


『개인정보보호는 경영이다』는 CEO와 CFO 등 경영진, CPO와 CISO 및 개인정보보호·정보보호 조직 리더, 법과 사업 사이에서 실행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개인정보보호 실무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또한 데이터를 다루며 개인정보보호 이슈를 마주하는 법무·IT·마케팅·사업부서 담당자, 개인정보보호를 전략·리스크·협상의 관점까지 확장해 공부하려는 대학원생과 연구자에게도 실질적인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실무 산출물로 이어지는 실행 중심의 책이다. 각 장을 따라가면 PESTEL 분석표, SWOT 매트릭스, 이해관계자 맵, KFS 도출 워크시트, SMART 목표 시트, 5Whys·Fishbone 분석, WBS, KPI, Action Plan, 협상 준비안과 BATNA 분석 등 실제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개인정보보호 담당자가 조직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안전하게 사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 CEO와 경영진이 개인정보보호를 규제 대응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신뢰를 만들어가는 경영 활동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보호를 ‘법을 준수하는 일’에서 ‘전략적 업무’로, 그리고 마침내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 책이 제안하는 새로운 개인정보보호의 문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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