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기(Changki Joung), 엄재국(Um Jae Guk)작가의 도전과 그 문화적 파급력
뉴욕 타임스퀘어의 초대형 전광판은 여행자에게 스쳐 지나가는 쉼터이지만, 처음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강렬한 첫인상으로 남는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이 공간에 한국 현대미술 작품이 등장한다면, 짧은 노출이라도 깊고 오래가는 기억을 남기기 충분하다. 그 자체가 새로운 전시이자 예술적 실험이 된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방송·언론의 한정된 지면, 미술 전문 매체의 좁은 구독층만으로는 세계와의 교감이 어렵다. 국내에서 ‘국제’라는 이름을 내건 아트페어라도 외국인 참여가 40%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타이틀은 공허하다. ‘국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책임을 수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미술을 실내 전시관에만 가두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광장에서 보여주려는 시도는 새로운 돌파구다.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미술은 담론을 만들어내고, 예술을 생활 속 언어로 확장한다.
타임스퀘어는 이미 세계 최대의 광고무대이자 문화 아이콘이다. 높은 비용과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그곳이 주는 문화적 파급력은 상업광고를 넘어선다. 기업과 상품이 아닌 한국 현대미술이 이곳을 점령할 때, 그것은 일회적 홍보가 아니라 세계를 향한 문화적 선언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정창기(용인.백석대 명예박사), 엄재국(문경.홍익대)두 작가의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마치 예술의 독립군처럼, 뉴욕에서 전시와 미디어 홍보를 병행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그들의 작품은 뉴욕 시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에게 한국 미의 개념을 전염시키는 상징적 행위가 된다. 단순히 한 장의 광고가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키려는 문화적 역모이자 창조적 저항이다.
이 프로젝트의 뒤에는 한국예술가협회(금보성 이사장), 금보성아트센터, 그리고 ㈜더윤INC(윤정희 대표)의 헌신적인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STO 한국현대미술 미술관 순회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작가들을 후원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전시 기획·홍보·국제 협력까지 다각도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협력은 한국 작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토대를 마련한다.
이러한 도전은 국내 미술계가 안일하게 사용해 온 ‘국제’라는 단어의 무게를 되돌아보게 한다. 실질적 외국인 참여와 세계와의 직접 교류 없이는 ‘국제’라는 수식은 공허하다. 정창기·엄재국 작가의 타임스퀘어 프로젝트는 바로 그 책임을 묻는 실천이자, 한국 미술이 세계와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한국현대미술의 세계화를 정부나 지차체 또는 작가들마다 부르짖고 있지만, 그 방향성에 대하여 속수무책이다. 현실적으로 그 경계에 진입이 쉽지 않을 뿐더러 낯선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연구나 정보가 미흡한 것도 한 몫한다. 한국 미술에 대한 체계적 서적도 출간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타임스퀘어를 무대로 한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선 문화적 선언이다. 한국예술가협회와 금보성아트센터, ㈜더윤INC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현대미술을 실내 전시에서 거리와 도시, 그리고 세계인의 일상적 시선 속으로 확장시키는 결정적 계기다. 이제 ‘국제’라는 이름은 이처럼 실제적이고 책임 있는 실천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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