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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제법, 역사, 사상사 분야 전문가들의 논고를 모아 대한민국의 국가영토를 다각도로 조망한 학술서다. 국가영토를 단순히 국가와 영토의 결합으로 보지 않고, ‘국가의 영토’에 관한 이론적·실천적 논의로 확장하며, 영토권 규명을 위한 체계적 학문적 토대를 제시한다.
『국가 영토론』은 영토가 국가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국가는 영토, 국민, 주권이라는 세 요소를 바탕으로 성립하며, 영토는 국가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이다. 책은 영토를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며, 신체 없는 정신이 없듯 영토 없는 국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의 법적 영토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영토라고 하면 가장 먼저 독도를 떠올리지만, 한국인의 역사적 기억 속에는 간도, 대마도, 녹둔도와 같은 공간들도 남아 있다. 책은 이들을 ‘기억된 영토’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상실된 팔다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상지 고통’에 비유한다. 이는 적극적 영유권 주장이라기보다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역사 의식 속에 남아 있는 잠재적 영토 감각을 학문적으로 성찰하려는 시도다.
『국가 영토론』은 총 12편의 논고로 구성되어 있다. 영토 개념에 대한 비판적 고찰, 국제법과 탈식민주의, 국가의 국경관리 문제, 국제법상 시제법의 발전과 적용, 영토헌법주의와 독도, 미국 건국 과정에서의 영토 성립과 영토 인식, 독도 연구에 대한 성찰, 변영태 문서와 변영태 성명, 대한민국 영토 녹둔도, 국제 해협의 영토성, 국민·영토·주권의 국가학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특히 이 책은 국제법적 시각에서 영토 문제를 바라보는 데 중요한 이론적 쟁점을 함께 제시한다. 국제기구와 비국가행위자의 역할이 확대되는 시대에도 국가는 여전히 영토와 국민을 가진 국제관계의 중심 주체이며, 영토는 국가가 배타적 지배를 행사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다. 또한 장기간의 역사적 배경을 지닌 영토분쟁과 조약 해석에서는 어느 시점의 국제법 규칙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시제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한다.
책은 독도와 녹둔도 등 구체적 사례를 통해 국가영토 논의의 현실성도 드러낸다. 독도에 대해서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 논의를 넘어 정치·외교·해양·군사·문화·관광·교육 등 다양한 영역과의 관련성을 살피며, 녹둔도에 대해서는 역사 자료와 국제법적 검토를 바탕으로 ‘기억된 영토’가 현재의 영토 인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또한 『국가 영토론』은 국경과 해협, 해양 질서에 관한 문제까지 시야를 넓힌다. 국가는 왜 국경을 관리하려 하는지, 국제 해협은 국가의 영토로 볼 수 있는지, 통과통항권과 주권 질서는 어떻게 긴장 관계를 이루는지 등을 살피며, 영토 문제를 육지의 경계선에만 가두지 않고 바다와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재검토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영토를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윤리의 문제로 확장한다는 점이다. 수록된 글은 국가의 영토가 확장의 선이 아니라 윤리의 기억이 그려진 대지의 흔적이라고 말한다. 영토는 국가의 육체이고 주권은 그 정신이며,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윤리라는 관점은 『국가 영토론』이 단순한 영유권 논의를 넘어 국가와 영토, 기억과 책임의 관계를 함께 묻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영토론』은 국제법, 헌법, 역사학, 정치학, 외교안보 분야 연구자와 실무자뿐 아니라 독도와 녹둔도, 간도와 대마도 등 한국의 영토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도 의미 있는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토의 개념에서 대한민국의 구체적 영토 현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를 한 권에 담아, 국가영토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성립·유지될 수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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