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이 알려준 태양계 생성의 비밀

백두산 / 2020-10-20 09:18:31
경희대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 포함 국제 연구팀 연구 성과 발표
태양계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운석 분석, 태양 생성의 새로운 증거 발견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 (사진=경희대 제공)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사진)가 포함된 국제 다학제 연구팀이 태양이 자외선을 내뿜는 무거운 별과 함께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 태양계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운석을 분석한 결과이다. 운석은 태양계 생성 초기에 만들어져 큰 변화를 겪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태양계 생성 비밀을 밝혀줄 열쇠로 불리는 이유이다. 연구팀은 운석에 포함된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휘발성 고체입자를 분석해 태양이 생성되기 전, 분자구름 상태일 때 강한 자외선에 노출됐다는 증거를 찾았다. 연구 결과는 ‘Oxygen isotopic heterogeneity in the early Solar System inherited from the protosolar molecular cloud’라는 논문으로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10월 16일 게재됐다.


태양과 지구의 산소동위원소 함량이 다른 이유 찾기 위해 국제 다학제 연구진 모여


태양계에서 존재하는 원소에는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동위원소가 있다. 태양에 포함된 산소동위원소의 함량은 지구나 화성, 달, 운석, 소행성대의 파편과 같은 암석 물질에 포함된 산소동위원소의 함량과 매우 다르다. 이는 2001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우주선 제네시스(Genesis)가 태양풍에서 채취해 온 원소를 분석해 얻은 결과이다.


이런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학자가 뭉쳤다. 운석을 분석하는 우주화학자인 알렉산더 크로트(Alexander Krot), 카즈히데 나가시마(Kazuhide Nagashima) 하와이대학교 교수와 마틴 비자로(Martin Bizzarro) 코펜하겐대학교 교수, 행성학자인 제임스 라이언스(James Lyons) 애리조나주립대학교 교수, 천문학자인 이정은 경희대 교수가 그들이다. 이번 연구 결과도 이런 과정에서 도출됐다.


카리나 성운의 별 탄생 영역 NGC 3324. 태어난 무거운 별들이 강한 자외선 빛을 비추어 분자구름을 깎아내고, 분자구름의 산소동위원소 분포를 변화시킨다. 흰 가로선 축척은 5광년 또는 태양-지구 거리의 30만배(300,000 AU)에 해당한다. (사진 출처: NASA, ESA, Hubble Heritage Team, 경희대 제공)
카리나 성운의 별 탄생 영역 NGC 3324. 태어난 무거운 별들이 강한 자외선 빛을 비추어 분자구름을 깎아내고, 분자구름의 산소동위원소 분포를 변화시킨다. 흰 가로선 축척은 5광년 또는 태양-지구 거리의 30만배(300,000 AU)에 해당한다. (사진 출처: NASA, ESA, Hubble Heritage Team, 경희대 제공)


연구팀은 콘드라이트 운석에 포함된 태양계 내에서 가장 오래된 비휘발성 고체입자를 이용해 산소동위원소를 연구했다. 콘드라이트 운석은 석질운석의 일종으로 용융이나 분화로 변경되지 않은 상태의 운석이다. 형성되며 다양한 먼지가 작은 쌀알 구조로 부착된다. 연구 결과 태양계가 만들어진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에서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후 1만 년에서 2만 년 사이에 형성된 운석 내 비활성 함유물(Refractory Inclusions)들에서 산소동위원소 함량 변화가 매우 큰 점을 발견했다.


타란툴란 성운의 별 탄생 영역인 나비 성운. 중심에 막 태어난 별은 주변의 먼지 물질에 의해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 별이 방출하는 자외선은 별을 감싸고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산소동위원소 분포를 변화시킨다. 흰색 축척은 2광년 또는 태양-지구 사이 거리의 12만배(120,000 AU)를 나타낸다. (사진 출처: NASA and ESA, 경희대 제공)
타란툴란 성운의 별 탄생 영역인 나비 성운. 중심에 막 태어난 별은 주변의 먼지 물질에 의해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 별이 방출하는 자외선은 별을 감싸고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산소동위원소 분포를 변화시킨다. 흰색 축척은 2광년 또는 태양-지구 사이 거리의 12만배(120,000 AU)를 나타낸다. (사진 출처: NASA and ESA, 경희대 제공)

자외선에 의한 산소동위원소 함량 차이, 태양계 분자구름 상태에서 일어나


산소동위원소는 16O, 17O, 18O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태양과 지구형 행성의 산소동위원소 비율 측정 결과에 따르면 태양에서의 함량과 지구형 행성이나 운석에서의 함량이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태양과 비교해 지구형 행성이나 운석에 상대적으로 무거운 17O, 18O가 더 풍부한데, 이것은 자외선이 일산화탄소(CO)를 광분해 할 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산소인 17O, 18O로 이뤄진 일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더 잘 분해하기 때문이다. 태양계 생성 초기에 자외선의 영향으로 무거운 산소인 17O와 18O가 원자 상태에서 더 많이 존재했고, 이것을 재료로 행성과 운석이 만들어져 지구형 행성이나 운석에 17O, 18O가 더 많다.


원시 태양과 원시 태양계 원반의 모형. 원시 태양이 방출하는 자외선에 의해 원시 태양계 원반인 태양성운의 산소동위원소 함량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삽입된 두 개의 이미지는 이 연구에서 분석한 칼륨-알루미늄-함유물(CAI)의 후방산란 전자 이미지. (사진 출처: NASA JPL-Caltech/Lyons/ASU/이정은, 경희대 제공)
원시 태양과 원시 태양계 원반의 모형. 원시 태양이 방출하는 자외선에 의해 원시 태양계 원반인 태양성운의 산소동위원소 함량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삽입된 두 개의 이미지는 이 연구에서 분석한 칼륨-알루미늄-함유물(CAI)의 후방산란 전자 이미지. (사진 출처: NASA JPL-Caltech/Lyons/ASU/이정은, 경희대 제공)

그간 자외선에 의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시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태양계가 아직 분자구름 상태에 있을 때인지(사진1), 아니면 중력 수축이 일어나 원시 태양계 원반이 만들어진 태양 성운(Solar Nebula) 상태에 있을 때인지가 그것(사진2). 이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운석에서 가장 오래된 성분인 칼슘-알루미늄-함유물(CAl)에 집중했다. CAl는 태양계 생성 초기 단계에 원시 태양 가까이에서 만들어졌고, 콘드라이트 운석에 포함돼있는 성분이다.(사진 3.)


CAl의 정밀 분석을 위해 하와이대학 지구물리·행성학 연구소(HIGP)의 주사 전자 현미경, 전자 프로브 미세 분석기, 2차 이온 질량 분석기 등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운석에 포함된 알루미늄(Al)과 마그네슘(Mg) 동위원소를 이용해 CAl의 나이와 산소동위원소 사이의 관계를 알아냈다. 태양성운 단계에서 만들어진 CAl에서는 초기 26Al의 양이 일정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26Al의 양이 그 초기값보다 10배 이상 더 작은 값을 가진 CAl를 찾아 분석했다.


CAl들이 이렇게 작은 26Al의 양을 가지려면 태양성운 단계가 아니라,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 상태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이들 CAI가 산소동위원소 함량에서 큰 변화를 가지기 위해서는 자외선에 의한 일산화탄소의 광분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외선 공급원이 필요하다. 태양성운 단계에서는 원시 태양이 이 자외선 공급원의 역할을 하지만,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 상태에서는 그럴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당시에 주위에 무거운 이웃 별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외선에 의한 일산화탄소 광분해 위해서는 태양계 주위에 무거운 이웃 별 있었을 것”


라이언스 교수는 “이번에 분석한 부분은 태양계 역사에서 극히 초기 단계이다. 초기 단계는 원시 태양계 원반인 태양 성운에서 산소동위원소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크로트 교수는 “태양계에서 측정되는 많은 원소에서 동위원소 함량 변화가 발견되고, 그 기원이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에 있다는 것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우리의 연구는 산소도 예외가 아님을 밝혀낸 것이다”라며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최근 질소와 같은 원소의 동위원소 함량비를 봐도 자외선의 영향이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에 일어났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측정된 산소동위원소 함량비 변화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에 의한 것임을 이론 모델로 증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 태양계에서 측정되는 산소동위원소 함량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원시 태양계 분자구름이 강한 자외선 빛에 노출돼야 하는데, 이것은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당시 가까운 곳에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는 무거운 별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라며 “이러한 무거운 별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태양이 외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성단 내에서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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