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대 비리 의혹 사실로 밝혀져'

최창식 / 2019-03-22 11:07:00
전명규, 조재범 폭행 피해자에 합의 종용교육부, 한체대·연세대 체육특기자 선발 감사 결과 발표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한국 빙상계의 ‘대부’로 불린 전명규 한국체육대 교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빙상장을 사설강습팀에 특혜 제공한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져 중징계를 받게됐다.


또 교육부는 전 교수의 부정·비리를 포함해 교수들의 비리와 학사관리 부실 등 총 82건의 비위행위를 적발했다. 한체대에 교직원 35명을 징계 요구하고 감사 과정에서 밝혀내지 못한 사항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1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국체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총 17일간 빙상계 성폭력 의혹뿐 아니라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각종 제보 등 대학 운영 전반에 걸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실내 빙상장 락커룸에서 사설강습팀 조 코치가 강습생을 폭행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 동생이 한체대 쇼트트랙 선수라는 점을 이용해 피해자 학부모에게 합의하도록 압박했다.


대학에서 조 코치와 피해학생과의 격리조치를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제3자를 통해 피해학생들을 만나 졸업한 후 거취문제를 거론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접촉했다. 지난해 4월 빙상연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직전에는 폭행 피해 학생의 아버지를 만나 감사장에 출석하지 않도록 회유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빙상부 학생이 훈련용도로 협찬 받은 400만원 상당의 고가 자전거 2대를 넘겨받고 스케이트 구두 24켤레를 가품으로 납품받는 방법으로 특정업체에 정품가액 5,100만원을 지불한 사실도 적발됐다.


전 교수가 최근 15년간 부양가족 변동신고를 하지 않고 가족수당과 맞춤형 복지비 합계 1252만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체대는 교내 실내 빙상장과 수영장을 사용신청서만으로 영리사설 강습팀에 대관했다.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입찰 등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소수의 단체들만 장기간 독점 사용하게 특혜를 준 것이다.


전 교수는 특히 2011년 이전부터 실내 빙상장 내 2개의 락커룸과 샤워실, 화장실을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비롯한 제자 2명이 운영하는 쇼트트랙 사설강습팀 전용공간으로 무상 제공했다.


조 전 코치는 락커룸과 샤워실에 잠금장치를 설치해 코치실로 사용하고 이 공간에서 중·고등학생 강습생들을 폭행한 사건이 실제 발생했다. 강습생이었던 학생이 조 코치를 고소하면서 수차례 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한 곳도 코치실이었다.


전 교수는 다른 제자인 A코치에게도 2015년부터 약 40개월간 대관허가나 사용료 징수 없이 그가 운영하는 사설강습팀 20여 명에게 재학생들과 함께 훈련하도록 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전 교수가 두 코치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감사로 확인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전 교수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업무상 횡령·배임과 연구비 관련 공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파면이나 해임 등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한체대 총장이 정하게 된다.


빙상부 외에도 일부 교수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적발됐다.


볼링부 B교수는 국내외 대회와 훈련에 여러 차례 참가하면서 대학 지원금과 별도로 학생들로부터 소요경비 명목으로 합계 5억8920만원을 현금으로 걷었다. 국내 대회·훈련은 1인당 25만원 내외, 해외는 1인당 150만원 내외를 걷어 증빙자료 없이 사용했다. 감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에게 실제 낸 돈보다 적게 내고 돈 역시 학생이 통합 관리한 것처럼 허위 진술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사이클부 C교수는 추석명절과 스승의 날 즈음 학부모 대표로부터 120만원을 받았다.


C교수를 포함한 6개 종목 교수 6명은 해외전지훈련 후 허위로 영수증을 정산자료로 제출해 2905만원 상당의 학교 지원금을 횡령했다.


교육부는 한체대 총장에게 교직원 3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빙상장 사용료 등 총 5억2000만원을 회수 조치하고 금품수수 등 관련자 12명에 대해서는 고발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결과는 문체부, 국세청 등 타 기관과 공유해 교육부 혼자 하기 어려운 부분은 보완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확인하지 못한 제보사항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부는 연세대 수시모집에서 아이스하키 특기생 합격자가 미리 결정돼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 결과 체육특기생 평가위원 3명이 1단계 서류평가에서 평가 기준에 없는 ‘포지션’을 고려해 점수를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포지션을 고려한 탓에 다른 학생보다 경기 실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서류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평가위원 1명은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126명 평가를 70여분 만에 마치기도 하는 등 부실 내용을 확인했다.


교육부는 평가위원 3명 등 교직원 9명에 대한 경징계 및 경고를 연세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사전 스카우트' 및 금품수수 의혹이나 전·현직 감독의 영향력 행사 등은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면서 이 부분은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 앞서 “교육계의 반복되는 성폭력과 교수-학생 간 갑질 등은 권력에 의한 폭력이고 학생들 피해 큰 만큼 발본색원하는 자세로 해결해야 한다”며 “심석희 선수의 용기있는 고백이 반드시 체육계 변화를 만들도록 교육부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창식 최창식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