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 추진, 혼란 '우려'

정성민 / 2017-05-28 18:23:29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TF 발족 등 교육청 분주</br>교육단체들, 충분한 여건 검토 '한 목소리'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 도입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교육단체들은 학교현장 혼란, 특정과목 편중 등을 우려하며 충분한 여건 조성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교육공약으로 고교학점제(DIY형 교육)를 제시했다. 진로·적성 맞춤형 교육 실현이 목표. DIY란 'Do It Yourself'의 약어로 '스스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고등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수강 희망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고교에서 필수교과를 최소화하고 학생에게 교과 선택권을 부여한다. 학생이 원하는 강좌를 신청, 학점제로 운영하고 고교학점제 도입 시 진로설계 코칭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는 '1단계: 학교 내 개인맞춤형 선택 교육과정 운영→2단계: 학교 간 연합 교육과정 운영→3단계: 지역사회연계형 교육과정 운영→4단계: 온라인 기반형 교육과정으로 확대' 순으로 추진된다. 특히 고교학점제에 따라 일반고, 특성화고, 대안학교 간 학점 연계가 허용된다. 일반고 학생의 특성화고 학점 이수 활성화 차원에서는 전공인증제가 도입된다.


현재 고교학점제 도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교육부는 지난 25일 서울 통의동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교학점제 등 30여 개 과제를 보고했다. 유은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은 "수능 개편, 성취평가제, 고교학점제는 모두 연결된 사안인데 가장 급한 현안이라 빨리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고교학점제 현장 안착과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 TF(위원장 임유원 상봉중 교장)를 지난 23일 발족시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고교 체제 하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미래역량을 키우고자 유연하고 개방적인 교육과정 운영체제가 필요함을 절감해 왔다"면서 "학생들의 진로희망과 적성에 따른 과목선택권 확대를 위해 고교학점제를 현장에 잘 안착시킬 수 있도록 전문가 TF를 긴급히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도단위 교육과정 핵심요원' 50여 명을 투입, 고교학점제 운영 필요성과 연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7월까지 세부 매뉴얼 자료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고교학점제 도입 추진이 본격화되자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학교현장 혼란, 특정과목 편중 등을 우려하며 충분한 여건 조성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실제 시행과정에서 뚜렷한 로드맵이 없어 보인다"며 "학교 현장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대변인은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가진 목표를 위해 희망과목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다만 이를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정책 실현을 위해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하고, 과목을 가르칠 교사와 시설도 부족하다. 학점제란 이름이 무색하게 학생들이 특정과목에만 몰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이 고교학점제에 맞춰 입시제도도 개편해야 한다. 여건이 우선 조성된 다음 고교학점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정책실장은 "학점제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있는 과목 중심으로 과목을 편성하는 것인데 단기적으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과목에 대한 편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행 입시 제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특정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선택될 수 있다. 국영수 중심의 집중된 교육과정이 나타날 우려도 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 시행은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검토 속에서 충분한 연구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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