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학 학사제도의 장벽이 무너진다. 1년 2학기제의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학기를 운영할 수 있고, 국내 대학 간에도 복수학위 수여가 허용되는 것. 이에 대학교육 혁신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 대학이 학사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9일 '대학 학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면서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로 융합전공제 도입, 다학기제·집중수업·전공선택제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개정령안은 ▲다학기제 및 유연학기제 도입 ▲융합전공 등 전공 자율선택 강화 ▲집중이수제 및 출석기준 명확화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 수여 허용 ▲이동수업 제한적 허용 ▲석사과정 학사운영 유연화 ▲전문대학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졸업학점 자율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먼저 다학기제 및 유연학기제 도입에 따라 앞으로 대학은 30주 이상 수업일수만 확보하면, 기존 1·2학기와 여름·겨울방학을 대학 특성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학년 과정을 '1학기(오리엔테이션·진로탐색 기간)-2학기-3학기'로, 2학년 과정을 '1학기-2학기(실습학기)-3학기'로, 3학년 과정을 '1학기(학점교류 집중학기)-2학기(실습학기)-3학기'로, 4학년 과정을 '1학기-2학기(실습학기)-3학기-4학기(현장실습)'로 구성하는 것이다.
학과(전공)별·학년별·학위과정별로도 각각 다른 학기 운영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같은 대학 내에서도 학과(학부)별·전공별로, 같은 학과 내에서도 학년별·학위과정별로 학기 운영 기간을 다르게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신입생 진로컨설팅, 실험·현장실습 등이 내실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학이 새 전공을 개설하려면 정원 조정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학과(부)를 유지한 채 새 전공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 융합전공 등 전공 자율선택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융합전공은 기존 학과(부) 간 연계전공을 심화·발전시킨 형태다. 쉽게 말해 경영학부와 IT학부가 'IT경영'이라는 융합전공을 만드는 것이다. 융합전공은 동일 학위과정 간 모든 학과(전공) 사이에서 개설이 가능하다. 국내 대학 간은 물론 국내 대학과 국외 대학 사이에서도 개설할 수 있다. 미국 올린공대의 경우 학과 없이 5년마다 교육과정을 폐기, 신설하면서 웰슬리대 등과 학점을 교류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소속학과(부) 전공 이수 필수제가 폐지되고 전공선택제(소속학과 전공, 연계전공, 융합전공, 학생설계전공 중 선택)가 도입된다.
집중이수제와 출석기준도 명확해진다. 지금까지는 수업일수(30주 이상) 규정에 따라 과목별 수업일수가 통상 학기당 15주 이상 운영됐다. 그러나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업일수는 30주 이상 유지하되, 개별 교과별로 학점당 이수시간(학점당 15시간 이상)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단축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말 등을 활용, 집중강의를 개설하는 것이다. 영국 에든버러대는 2학기제를 운영하면서 학기별로 2개의 수업블럭(같은 학기 내에서 집중수업을 하는 것)을 운영한다.
대학별로 학점취득 출석일수 규정이 미비하거나 불명확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점취득 최저 출석일수, 출석 대체인정 기준과 범위 등 출석 관련 사항이 학칙에 명확하게 규정된다.
또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내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 시 복수학위 수여가 허용된다. 이에 국내 대학 간 교육과정 공동운영을 통한 융합전공제, 전공선택제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가대표 선수와 농어촌지역 교사 등 직업이나 직장 위치로 인해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동수업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전문대학 학위심화과정 졸업학점이 기존 140학점에서 자율(학칙규정)로 변경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대학혁신에 필요한 자율성이 대폭 확대된 만큼, 대학 학문공동체가 자율성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과 고등교육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학(원) 입학 이전 학습·연구경력 등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학습경험인정제' 도입, 통합과정 중 학사 또는 석사학위 수여, 외국대학 학생이 국내 방문 없이 국내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원격수업 운영기준 마련 등의 과제는 빠른 시일 내에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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