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법', 3월 임시국회 '불발'

정성민 / 2017-03-21 11:31:24
교문위, 교육 법안심사소위원회 개최···'대학구조개혁법' 심의되지 못한 채 종료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이 3월 임시국회에서도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이 3월 임시국회 이후 조기대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 이에 '대학구조개혁법' 운명이 사실상 차기정부의 몫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두고 대학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이하 교문위)는 21일 교문위 소회의장(본청 508호)에서 교육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했다. 이날 '대학 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대학구조개혁법')'을 포함, 총 74개 법안이 상정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국회 교섭단체 4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교문위 간사는 지난 20일 회동을 갖고 '대학구조개혁법'을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학저널> 취재 결과 '학교체육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8개 법안에 대해 심의 또는 의결이 진행됐다. '대학구조개혁법' 등 대다수 법안들의 경우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된 법안들만 교문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현재 교육부는 학령인구감소 시대를 대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대학들을 대상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실시한 뒤 등급을 구분, 각 등급별로 정원을 감축하는 것이 핵심. 3주기에 걸친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총 16만 명을 감축한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는 2015년 8월 말에 발표됐다. 대학별 등급은 A등급부터 E등급까지 정해졌고 등급별로 정원감축비율[A등급: 자율감축 / B등급: 4%(4년제 대학), 3%(전문대학) / C등급: 7%(4년제 대학), 5%(전문대학) / D등급: 10%(4년제 대학), 7%(전문대학) / E등급: 15%(4년제 대학), 10%(전문대학)]이 권고됐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2013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 입학정원이 4만 4000명 감축됐다. 이는 교육부 목표인원 4만 명을 넘어선 수치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이어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2018년 3월 실시된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와 달리 '자율개선 대학'과 X, Y, Z 등급 대학으로 구분되며 정원감축은 X, Y, Z 등급 대학에만 적용된다. 교육부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5만 명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단 교육부가 정원감축을 강제하기 위해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이에 19대 국회 당시 김희정 의원이 '대학구조개혁법'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대학 평가 및 구조 개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김 의원의 법안은 교육부가 대학 정원을 감축할 수 있는 근거와 함께 법인이나 대학 해산 시 설립자에게 잔여 재산 일부를 돌려주는 내용이 포함된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대표발의 안홍준)'로 대체됐다.


교육부는 19대 국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 대학단체들이 △획일적인 대학구조개혁평가 방식 △강제적인 정원 감축 부당성 △잔여 재산의 설립자 귀속에 따른 부실대 먹튀 논란 등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20대 국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재추진 입장을 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김선동 의원이 현재의 '대학구조개혁법'인 '대학 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0대 국회 개원부터 3월 임시국회까지 '대학구조개혁법'에 대해서는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23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3월 교문위 임시국회 일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교문위 관계자는 "3월 임시국회가 4월 1일 종료된다. 추가 법안 심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대학구조개혁법'의 운명은 차기정부의 몫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3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면 정치권이 조기대선에 집중, 국회의 '임시 휴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구조개혁법'을 꾸준히 반대한 더불어민주당 등이 집권하면 '대학구조개혁법' 자체가 물거품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집권하면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이 재추진될 수 있다. 결국 대학가는 현재 교육부의 방침에 맞춰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미리 대비할지, 아니면 차기정부가 새롭게 제시할 방안을 기다릴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까지 시간이 충분하다. 교육부는 12월까지 평가대상 제외 신청을 받은 뒤 2018년 1월 평가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학가 입장에서 조기대선 결과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해도 늦지 않는다.


다만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A대학 기획처장은 "2주기 구조개혁평가 결과물 활용은 결국 정원조정인데 사실상 대학구조개혁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명령식으로 대학에 지침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냐는 게 많은 교수님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박순준 이사장(동의대 교수)은 "대학구조개혁평가 관련 법안이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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