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사태 안갯속, '최경희 총장 vs 구성원 팽팽'

정성민 / 2016-10-18 08:37:34
교수, 학생은 해임 촉구···최 총장, 의혹 해명으로 정면 돌파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사태가 '안갯속'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최 총장이 각종 의혹과 논란 해명에 나서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 이에 최 총장의 해임을 둘러싼 이화여대의 내홍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7월 15일 '2016년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추가 지원 대학으로 선정, 고졸 직장인을 대상으로 '미래라이프(LiFE·Light up Your Future in Ewha)대학'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교육의 질 저하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 7월 28일부터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 30일에는 16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면서 '과잉 진압' 등의 논란이 일었다.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이화여대는 결국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중단했다. 그러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는 최 총장의 사퇴 요구로 이어지며,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은 계속됐다.


설상가상으로 이화여대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의 특혜 입학 의혹까지 받고 있다. 최 씨는 야당이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의혹의 핵심은 이화여대가 2015년 정 양을 승마특기생으로 선발하기 위해 체육특기자 입학 가능 종목에 승마를 포함시키는 등 특혜를 줬다는 것. 또한 노 의원은 "정(유라) 양은 2015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았고 2학기에 휴학했다. 올해 1학기는 수업에 불참, 지도교수로부터 제적 경고를 받았다"면서 "이화여대는 올해 6월 학칙을 개정, 정 양이 구제될 수 있는 예외규정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으로 촉발된 학내 갈등에 이어 정 양의 입학과 학사과정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겹치자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사퇴를 넘어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즉 이화여대 재단이 최 총장을 강제로 물러나도록 조치하라는 주문이다.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이화 교수들의 집회 및 시위'를 오는 19일 오후 3시 30분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교수들의 총장 해임 촉구 시위는 이화여대 개교 이래 처음이다. 비대위는 최 총장 해임 촉구 집회 및 시위를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미라대(미래라이프대학)' 사태로 촉발된 이화의 위기는 이제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본교의 입학과 학사관리 관련 의혹 보도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으나 학교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는커녕 옹색하고 진실과 거리가 먼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이화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물론 이화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도저히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이화의 추락 핵심에는 말할 것도 없이 최 총장의 독단과 불통, 재단의 무능과 무책임이 자리하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져 이제 비리 의혹마저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총장으로 인해 이화인들 모두의 자존심이 짓밟히고 이화의 앞날을 담보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는 "그동안 비대위는 이사회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것은 물론 총장 사퇴와 해임을 요구하는 서명을 실시하고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이제 많은 교수들이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우리 교수들의 뜻과 결의를 보여줄 때가 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최 총장 체제의 독주와 이화의 비민주적인 지배 구조를 수수방관한 교수들은 스스로 깊이 반성하고 현 상황을 이화의 갱신을 위한 뼈아픈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지난 17일 이화여대 정문에서 '최순실 딸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특기자 전형 종목 추가와 혜택을 본 것이 단 한 명이고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한 사람(을) 뽑으라'고 암시하는 등 입학 과정에서 부정이 확실해졌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불통과 여러 비민주적인 행태를 넘어서 각종 비리까지 저지른 최 총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교육부 감사, 총장과 학교 당국의 사과,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같은 날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교수와 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갖고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는 구성원들의 해임 촉구에 맞서 최 총장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먼저 이화여대는 정 양의 특혜 입학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화여대는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체육특기자전형의 선발 종목 확대(승마 포함)는 2013년 5월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엘리트급 선수 지원 확대를 위해 결정했다. 이에 (이화여대) 입학처는 2014학년도 모집요강에 인정종목 확대 변경을 예고했으며 2013년 11월 입학전형계획을 대교협 입학정보통합시스템에 입력했다"고 해명했다.


이화여대는 "A(정유라) 양이 지원한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평가과정과 관련, 1단계 서류평가는 2011년 9월 16일~2014년 9월 15일 사이 실적만 평가됐다. A양의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 수상실적은 서류에 기입돼 있지도 않았으며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2단계 면접고사는 모집요강에 공지된 면접고사 평가방법 '체육특기자로서의 자질, 역량 및 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에 따라 면접위원이 개별평가를 했다. 따라서 체육특기자전형은 절차와 사정 원칙대로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다만 설명회에서 이화여대 교무처가 학사관리 부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화여대 교무처는 ▲성적 부여와 관련된 리포트 등 증빙을 갖추고 있지 못한 점 ▲출석인정과 관련한 대체 인정 서류가 부실하게 관리된 점 등을 언급하며 "체육학부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각 단과대학 및 유관기관과의 회의를 통해 교수의 수업지도와 성적 부여가 더 엄밀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부가 정 양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이화여대 재단인 학교법인 이화학당도 학생(정 양) 입시와 학사운영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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