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기대와 우려 교차

정성민 / 2016-09-28 08:47:09
교육계, 솔선수범 실천 다짐···애매모호한 규정에 혼란 여전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이하 '김영란법')이 28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교육계와 대학가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직자와 배우자에게 적용, 14가지 부정청탁행위 금지
식사비는 3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까지 허용
2012년 김영란 전 권익위 위원장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100만 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에 '청탁금지법'은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린다.


김 전 위원장의 제안 이후 3년 만인 2015년 3월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따르면 법 적용 대상자는 공직자 등(국가·지방공무원,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 장과 임직원, 각급 학교 장과 교직원, 학교법인 임직원, 언론사 대표자와 임직원) 및 공직자 등의 배우자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등에 참여하는 민간인도 포함된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누구든지 공직자 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한 부정청탁이 금지된다. 부정청탁행위는 ▲인가·허가·면허 등 처리 직무 ▲각종 행정처분 또는 형벌부과의 감경·면제 직무 ▲채용·승진 등 공직자 등의 인사에 관한 직무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직위의 선정·탈락 직무 ▲각종 수상·포상 등의 선정·탈락 직무 ▲입찰·경매 등에 관한 직무상 비밀에 관한 직무 ▲계약 당사자 선정·탈락 관련 직무 ▲보조금·기금 등의 배정·지원 또는 투자 등에 관한 직무 ▲공공기관의 재화 및 용역의 거래 관련 직무 ▲각급 학교의 입학·성적 등 관련 직무 ▲병역 관련 직무 ▲공공기관이 실시하는 각종 평가·판정 관련 직무 ▲행정지도·단속·감사·조사 관련 직무 ▲수사·재판·심판·결정·조정·중재 등 관련 직무 등 총 14가지다. 단 공익적 목적을 위한 민원 전달 행위 등은 부정청탁 예외 사유로 인정된다.

금품 수수도 철저히 규제된다. 즉 공직자 등이 동일인으로부터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다. 100만 원 이하라고 해도 직무와 관련된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식사비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까지 허용된다.


성영훈 권익위 위원장은 "'청탁금지법' 시행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향한 출발점이자 대한민국의 청렴 역량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음 세대에게 청탁이나 접대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청탁금지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법 시행 기대···솔선수범 실천 앞장
'김영란법'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자 교육계에서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솔선수범 실천 의지도 다지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김영란법 관련 교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697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교사들의 77.6%가 '김영란법'에 대해 찬성했다. 반대는 13.3%, 매우 반대는 3.6%였다. 찬성 이유는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불편한 촌지나 찬조금을 거절하는 명분이 뚜렷해진다'(37.3%)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학교의 공사 등을 둘러싼 비리 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19.2%), '상급자와의 관계에서 뇌물성 선물을 주지 않을 명분이 뚜렷해진다'(16.2%) 순이었다. 반대 이유는 '금액기준이 비현실적이고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11.5%), '사소한 선물이나 대접마저 과도하게 금지함으로써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10.0%) 등이었다.


좋은교사운동은 "'김영란법'의 제정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학부모와의 관계, 상급자와의 관계, 업체와의 관계 등에서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교직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물론 원칙과 현실이 정확히 맞지 않는 부분과 부작용도 있겠지만 충분한 토론을 통해 시행착오를 개선하고 새로운 질서와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지난 21일 하윤수 회장 명의의 '전국 선생님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전국 학교현장에 발송했다. 하 회장은 "'김영란법'이 과잉입법 등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법률이 시행된다"며 "교육자들이 솔선수범해 건전한 사회 조성과 공직자의 청렴성 증진을 실천하는 것을 우리 사회에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하 회장은 "교육계의 자정 실천 운동이 규제나 처벌보다 효과가 크고 떳떳하며 지속가능하다"면서 "법 시행을 통해 더욱 제자를 사랑하고 교육에만 전념, 교권을 지키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상을 만드는 계기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애매모호한 규정에 우려도 여전, 대비 분주
그러나 '김영란법'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애매모호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교총이 선정한 '김영란법 주요 Q&A 30'에 따르면 전국 교사들은 ▲업무협조가 필요한 부서에 가져가는 가벼운 음료수 허용 여부 ▲직무 관련 교직원 승진시 난(蘭) 등 축하 선물 가능 여부 ▲학교장이 소속 직원에게 주는 선물 가능 여부 ▲학부모회 간부 등이 학교 행사에서 교사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경우 ▲학부모가 교직원 등과 식사 시 식사 외 음료수나 주류 등이 포함된 경우 상한액 제한 여부 ▲학부모가 지난해 담임에게 선물을 줄 경우 법 위반 여부 등 교원과 학부모 간 사례 ▲부정청탁을 받은 경우의 조치 ▲상급자가 부정청탁을 받고 지시한 업무에 대한 법적 조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를 희망했다. 현재 권익위가 배포한 매뉴얼만으로 이해가 불충분하다는 의미다.


하 회장은 "교육부에 사례 중심의 매뉴얼을 학교 현장에 제작, 배포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교총이 구체적인 사례와 해법을 수시로 제공하고 권익위·법제처·교육부 등에 유권 해석을 적극적으로 요청, 학교현장과 정보·자료를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도 후속 대비에 분주하다. 특히 '시범 케이스로 걸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김영란법' 매뉴얼을 보완, 정리해 추후 각 대학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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