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 학교가 위험하다"

정성민 / 2016-09-20 16:08:00
학교시설 내진성능 미흡···지진 매뉴얼 외면에 안전의식 부재</br>교육부, 학교시설 내진 보강 사업 지원 확대···재난 대비 교육·훈련 강화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8)과 여진(지진 이후 연이어 발생하는 소규모 지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 비상등이 켜졌다. 학교시설의 내진성능(지진에 대한 저항 성능)과 내진비율(내진성능 대상 건물에서 내진성능을 적용한 건물 비율)이 미흡하고 학교 현장에서 지진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 교육부는 학교시설 내진 보강 사업 지원 확대와 재난 대비 교육·훈련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221개 유·초·중등학교(부산 1개교·대구 1개교·울산 73개교·전남 1개교·경북 96개교·경남 49개교), 1개 대학(금오공대), 13개 소속기관(대구 2개·울산 3개·경북 5개·경남 3개)에서 벽체 균열, 천정 마감재 탈락, 조명등 추락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학생 안전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지진 발생 이후 총 37개 학교가 등·하교 시간 조정과 휴업 등의 조치를 취했다.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가 속출하자 지진 경계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배움터인 학교시설의 내진성능과 내진비율이 미흡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29개 지자체별(시·군·구 단위) 학교시설 내진설계 현황(2015년 12월 31일 기준)'을 보면 세종, 오산, 부산 기장군, 울산 북구, 경기 화성 등 5개 지자체만 내진 성능 50% 이상을 확보했다.


내진 성능이 40% 이상~50% 미만인 지자체는 부산 북구, 대구 북구, 충남 계룡, 경기(5개) 등 8개 지자체였고 30% 이상~40% 미만인 지자체는 성남을 비롯한 경기 8개와 마포를 비롯한 서울 6개 등 35개 지자체였다. 특히 내진 성능이 20% 이상~30% 미만 지자체는 관악을 비롯한 서울 20개, 포천을 비롯한 경기 9개 등 85개 지자체였으며 20% 미만 지자체는 경주를 비롯한 경북이 19개로 가장 많은 가운데 경남 13개, 전남·전북 12개, 강원 8개, 충남·경기 7개 등 96개 지자체였다.


김병욱 의원은 "경주 5.8 지진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재난이 발생하면 학교가 재난대피시설로 사용되는데 현재 우리의 학교건물은 지진이 발생하면 대부분 대피시설이 아닌 위험시설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시설의 내진비율은 세종시(68.9%)를 제외하고 ▲서울 26.6% ▲부산 29.0% ▲대구 30.6% ▲인천 24.3% ▲광주 22.0% ▲대전 27.1% ▲울산 36.9% ▲경기 30.7% ▲강원 20.3% ▲충북 23.5% ▲충남 21.6% ▲전북 16.9% ▲전남 18.9% ▲경북 18.0% ▲경남 20.9% ▲제주 14.0% 등으로 대부분 저조했다. 전국 평균 내진비율은 23.8%.(대상건물 3만 1797개 중 7553개 건물에서 내진성능 적용) 결국 내진성능 적용 대상 건물 10개 가운데 2개 건물만이 내진성능을 적용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학교현장에서의 안전 불감증. 즉 경주에서 지진 발생 당시 학교들이 지진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야간 자율학습을 강행, 논란이 일었다. 지진 매뉴얼에 따르면 1차 지진 발생 시 책상 아래로 대피하고 1차 지진이 멈춘 즉시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한다.


그러나 김병욱 의원이 경상북도교육청으로부터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한 경북 지역 학교의 지진 대응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1차 지진 발생 시 88개 학교 중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의 경우 42개교(47.7%)로 절반 가량이었다. 1차와 2차 모두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도 11개교(12.5%)였다.


김병욱 의원은 "긴급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대피를 해야 하는지, 하교를 시켜야 하는지, 방송을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 우리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만들고,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아닌 재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학교가 시설과 안전의식 등 모든 면에서 지진 대비에 무방비라는 목소리가 확산되자 교육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안전 점검을 위해 교육부 주관 민관합동점검단과 시·도교육청 자체 점검단을 구성,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9월 말까지 피해 시설 복구계획을 수립한 후 내진 보강 등 재해대책수요 특별교부금을 즉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또한 학교시설 내진 보강 사업의 조속한 완료를 위해 2017년부터 예산 지원을 매년 2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지진 등 재난대비 계기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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