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척결 기대" vs "과잉 입법 논란"

정성민 / 2016-05-25 13:57:31
'청탁금지법' 시행 앞두고 교육계 의견 분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부패 척결'을 기대하는 긍정적 의견과 '과잉 입법'을 우려하는 부정적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이에 '청탁금지법' 시행이 몰고올 후폭풍에 벌써부터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 9일 '청탁금지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앞서 지난 2012년 김영란 전 권익위 위원장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100만 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을 제안한 바 있다.


'청탁금지법'은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며 김 전 위원장의 제안 이후 3년 만인 2015년 3월 '청탁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청탁금지법'은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자는 공직자,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이사 및 그들의 배우자다.


시행령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여부와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직무와 관련해서는 100만 원 이하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품 등을 제공한 국민에게도 동일한 형사처벌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행령에서는 선물, 경조사비 등에 대한 가액 기준(허용 기준)도 설정됐다. 구체적으로 음식물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으로 가액 기준이 설정됐다. 또한 외부강연 사례금의 경우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에 대해서는 ▲장관급 이상 50만 원 ▲차관급 40만 원 ▲4급 이상 30만 원 ▲5급 이하 20만 원, 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에 대해서는 100만 원으로 시간당 사례금 상한액이 설정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남은 기간 동안 시행령 제정, 국민과 공직자 등에 대한 홍보와 교육 등 필요한 후속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청탁금지법'의 시행을 통해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관행이 개선되고 나아가 국가의 청렴도가 획기적으로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행령 발표 이후에도 교육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부패 척결'에 대한 기대감의 목소리가 크다. 고유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학부모가) 학교에 교사를 만나러 가려면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선생님의 기색이 안 좋거나, 아이가 상을 못 받아 오거나, 심지어 체벌을 당하고 와도 '내가 돈을 안 줘서 그러나, (돈을) 줘야 하나'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시민사회의 노력과 학교·교사의 자정노력으로 촌지는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일부 교사는 촌지를 당연한 권리처럼 받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 부회장은 "내 아이를 맡겨 놨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그런 교사를 만났을 때 단호히 뿌리치지 못하고 고민하게 된다"면서 "'청탁금지법'이 조금 남아 있는 (촌지의) 뿌리까지 깨끗이 뽑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다른 걱정 없이 교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 부회장은 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에 대한 시간당 외부강연 사례금 상한선을 100만 원에서 50만 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과잉 입법' 논란도 계속 되고 있다. 이재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사는 "'청탁금지법'은 적용 대상을 규정함에 있어 지나치게 범위를 확대했다"며 "'사립학교 교원 및 학교법인'과 '언론 종사자'에 대한 일률적 법 적용은 과잉 입법 논란과 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이사는 "사립학교 교원과 학교법인 그리고 일반 언론인들은 공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이상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서 "헌법재판소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에 위헌 여부를 반드시 결정, 혼란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이사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계는 물질적 촌지는 단호히 배격하고 학생·학부모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감사편지 나누기 운동을 줄기차게 다짐하는 등 다양한 자정노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교육 비리 근절을 위해 모든 교원들은 '청탁금지법'의 규정보다 더 강력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 상황이다. '청탁금지법' 시행령은 교직의 현실을 반영, 교원들이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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