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다”

신효송 / 2016-04-19 17:48:28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얼마 전 한국국학진흥원 이용두 원장은 기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실용주의학문도 중요하지만 인문학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람은 결국 기계화될 수밖에 없다. 인문학적 소양은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필히 갖춰야 되는 것이다." 이 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인문학이 소외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 14일 교육부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 추가 공모 일정을 발표했다. 이로써 기존 16개 대학에 4~7개 대학이 추가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여전히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한해서만 인문학 부흥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대학별로 우선순위를 매겨 차등 발전시키는 학문이 아니다. 언어, 예술, 역사, 사상은 고등교육을 받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필수지식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의 결과를 수치로만 판단하고 있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 하는 프라임 사업을 통해 대학들에게 인문학 죽이기를 간접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인문계열 정원감소나 통폐합 정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기초교양과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결국 코어사업 선정대학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를 찾아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집중식 사업구도에서 벗어나 대학들의 인문학 교육구조를 다듬는 것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역사나 사상의 경우 현대사회에 통용되고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도록 새롭게 편성할 필요가 있다.


모든 대학을 바꾸는 게 어렵다면 최소한 국립대를 중심으로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가 산하의 고등교육기관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지양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학들 또한 사업선정에만 매달리지 말고 인문학 부흥의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희대와 한신대는 몇 년 전부터 인문학 중심의 교양 프로그램인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정조교양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처럼 인문학의 위기를 체감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문대 또한 마찬가지. 최근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만큼 과감한 개혁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영남이공대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 대학은 올해부터 외국어, 학점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겸비한 ‘기숙형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인문학은 분명 결과가 명확하고 성과가 두드러지는 학문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와 대학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투자한다면 더 나은 인재,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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