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대 출신의 공무원시험 응시생이 정부서울청사 내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 컴퓨터 접속을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정부의 보안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 출신과 공무원시험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인사혁신처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 당사자는 송모(26) 씨. 송 씨는 전남 농촌 지역 출신으로 제주 소재 한 대학을 다녔다. 송 씨는 '2016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에 응시한 뒤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몰래 침입,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송 씨는 지난 3월 24일 밤 인사혁신처 담당 주무관 컴퓨터에, 그리고 지난 3월 26일 밤부터 3월 27일 새벽까지 담당 주무관과 사무관 컴퓨터에 몰래 접속했다. 인사혁신처는 송 씨가 자신의 성적을 45점에서 75점으로 올리고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송 씨에 의해 정부서울청사 출입과 인사혁신처 컴퓨터 접속이 무방비로 뚫리자 정부의 보안관리 시스템이 가장 먼저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송 씨가 출입증 없이 외부 출입문을 통과한 점 ▲신분 검사 없이 1층 체력단련실에 들어가 사물함 내 공무원 신분증 3장을 훔친 점 ▲인사혁신처 사무실 도어록 옆에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던 점 ▲송 씨가 인터넷을 통해 비밀번호 해제 프로그램을 구한 뒤 담당 주무관과 사무관의 컴퓨터에 접속한 점 등이 알려지며 정부의 보안관리 시스템이 질타받고 있다. 또한 인사혁신처는 최초 사건이 발생하고 8일만인 지난 1일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황서종 인사처 차장은 "내부조사를 거쳐 곧바로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내부자와도 연관이 있지 않은지, 혹시 다른 사람의 의뢰를 통해 컴퓨터에 접속했다면 범죄조직과 연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처음에는 비공개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공전자기록변작 등의 혐의로 송 씨를 구속 수감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경위와 내부 공모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송 씨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바로 이 부분에서 송 씨가 지방대 출신이라는 사실과 취업난에 따른 공무원시험 합격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송 씨가 응시한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에는 학과 상위 10% 이내 성적과 영어·한국사 등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추는 것은 물론 대학의 추천을 받아야만 응시할 수 있다.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에 응시한 사실만 봐도 송 씨는 대학의 추천을 받을 만큼 지역인재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시험 성적이 생각보다 낮게 나왔던 것. 최근 우연히 송씨를 만났다는 대학 동기 A 씨는 "(송 씨에게) 근황을 묻자 '시험을 봤는데 합격점보다 낮아서 걱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막막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송 씨의 주변인들에 따르면 송 씨는 지방대 출신이면서도 인문대생이라는 특성상 취업이 매우 어려워 평소 공무원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학 복학 후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에 선발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볼 때 송 씨는 낮은 시험 성적으로 불합격 확률이 높아지자 결국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인문대생 출신으로 취업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송 씨에게 공무원시험 합격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것. 경찰청 관계자는 "송 씨가 '지난 2~3년간 7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을 집중적으로 준비했지만 합격하지 못했고 올해 졸업하게 돼 지친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큰 범죄이다.(khcy****)", "아무리 취업이 힘들어도 다 같이 힘들지.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더 노력하는 사람들 많은데(yous****)", "나도 공시생이지만 간절하다고 힘들다 해서 저런 짓 해볼까?라고 상상도 한 적 없다(pure****)", "요즘 취업 준비생분들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얼마나 간절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모든 취준생들 화이팅!(june****)" 등의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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