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법으로 외국인학교를 설립한 뒤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외국인학교 관계자들이 불구속 기소, 외국인학교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이 해당 외국인학교를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하는 것은 물론 전체 외국인학교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외국인학교에 칼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리 의혹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국인학교 D학교에 대해 15일부터 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강지식 부장검사)는 해외에 서류상 비영리법인을 세워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고 교비 7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사립학교법 위반)로 D학교 입학처장 이모 씨와 남편 금모 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D학교는 영국 한 사립학교의 분교로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2010년 9월 설립됐으며 현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650명이 재학하고 있다. 내국인 비율은 25% 수준이며 수업료는 연간 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D학교의 본교는 D학교가 명의를 사용하는 대가로 로열티를 받고 커리큘럼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 학교를 설립할 수 없는 영리법인이 해외에 '유령' 비영리법인을 만든 뒤 편법으로 D학교를 설립했다는 것. 즉 D학교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케이만군도에 있는 영리법인 D사다. 현재 '외국인학교 및 외국인유치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거, 외국인학교는 외국인·비영리외국법인·국내 학교법인만 설립할 수 있다.
따라서 영리법인이 국내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러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D사는 홍콩에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인 비영리법인을 세워 비영리법인을 통해 D학교를 설립했다.

또한 검찰 수사 결과 교육에 투자돼야 할 수업료가 D학교 건물 공사에 쓰인 대출금 상환에 사용됐다. 현재까지 대출금 100억 원 가운데 72억 원이 교비로 충당됐다. 이에 검찰은 '설립 당시 학교법인이나 설립자가 계약을 체결한 시설·설비의 공사비는 법인회계에서 지출하거나 설립자가 부담해야 하며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D사가 D학교의 본교에 지급할 로열티 외에 프랜차이즈 비용 계약을 체결, 매년 학비의 6%를 지급받을 생각이었다는 사실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랜차이즈 비용은 총 36억 원에 이르지만 아직 D사에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D학교의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국인학교 논란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결국 서울시교육청이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은 D학교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전체 외국인학교를 대상으로도 현장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외국인학교 실태 점검을 통해 용산구 소재 C외국인학교의 폐쇄명령을 내린 바 있어 이번 현장점검 결과 역시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D학교 감사에서는 입학자격뿐 아니라 재정도 분야도 포함되며 위법·부당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관련 법규 등에 따라 행정처분 조치를 할 예정이고 교비 횡령 등의 비리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사법 당국에 '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외국인학교 전체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필요 시 감사를 실시하는 등 외국인학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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