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치솟는 임대료로 인한 임차인들의 고통을 재치 있게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웃으며 넘길 정도로 가벼운 문제는 아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높은 집값과 월세로 인해 고통받고 있기 때문. 이는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가는 원룸 구하기 전쟁이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15m2 크기 원룸의 전세가가 1억 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마저도 없어서 못 구하는 형편이란다. 전세가 없다 보니 월세로 눈을 돌리지만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청년주거협동조합 민달팽이유니온이 발표한 '청년주거 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18권역 40개 대학가 저가 원룸 평균 월세는 평균 41만 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수도세, 전기세 등을 포함한 평균 주거유지비 8만 2000원을 더하면 약 50만 원이 필요하다. 이는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대학생 월 평균 소득 79만 7000원의 절반 이상 수준이다.
대학에서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숙사 입주는 '하늘의 별따기'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소재 주요 33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9.6%에 불과하다. 기숙사가 없는 학교도 4곳이나 된다. 기숙사라도 늘려야 학생들의 숨통이 트일 텐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건축비나 부지 문제가 아니다. 바로 지역주민들의 이기주의다.
이화여대는 2014년부터 기숙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주택 임대업을 하는 일부 주민들이 삼림훼손과 생존권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2015년 12월 법원이 '문제 없다'라고 판결이 내렸지만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화여대뿐만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도 기숙사 신축을 놓고 지역주민들과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말하는 생존권,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극심한 공급난 속에서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는커녕, 그저 자신의 밥그릇만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은 불쾌할 정도다. 이와 반대로 대학과 임대 업주가 합심, 대학생 주거에 도움을 준 사례도 존재한다.
서울과기대 생활관에서 개발한 교외주거정보 시스템은 임대 업주들이 제공한 주변 원룸이나 고시원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원하는 집의 위치나 월세, 보증금을 비교해 볼 수 있고 부동산 중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도 절약된다. 그 결과 임대차 계약 성사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임대 업주들은 원활한 중개를 도운 대학을 위해 장학금이나 발전기금 기부도 제안한다.
대학과 정부가 기숙사나 임대주택을 통해 대학생 주거 문제를 100%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과기대 사례처럼 대학과 지역주민이 상생의 길을 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올바른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우리 사회의 기둥이 될 학생들을 임대 수입 등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힘들지만 사회적 약자인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도록 한 발 물러나 양보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번 학기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에게 '앞으로는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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