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 지난 1월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정기총회 결과,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허 총장은 오는 4월 8일부터 1년간 대교협 회장직을 수행한다.
현재 대교협 회장은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맡고 있다. 부 총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4월 7일까지. 부 총장에 앞서 대교협 회장은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이었다. 김 전 총장은 2014년 4월 대교협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15년 4월까지였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성균관대 총장 임기가 2015년 1월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대교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법적으로 규정된 대교협 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그런데 김 전 총장, 부 총장, 허 총장의 임기는 모두 1년에 불과하다. 부 총장의 경우 김 전 총장의 잔여임기를 포함, 1년이 조금 넘을 뿐이다. 이전에도 대교협 회장들이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다면 2년의 대교협 회장 임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대교협 회장은 현직 대학 총장만이 맡을 수 있다. 이에 총장 임기가 만료되면 대교협 회장 임기가 남았어도 대교협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김 전 총장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교협의 관례다. 즉 대교협은 2015년 1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사립대 4년+국공립대 2년'의 회장 선임 주기를 '사립대 2년+국공립대 1년'으로 단축한 바 있다. 사립대 2년의 경우 한 명의 총장이 2년의 회장직을 수행하는 게 아니다. 두 명의 총장이 1년씩 회장직을 수행한다. 결국 앞으로 대교협 회장은 누가 되더라도 1년 임기만 수행하는 셈이다.
그러나 대교협 회장은 전국 4년제 대학을 대표하는 자리다. 무엇보다 교육부·국회·청와대를 대상으로 대학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학과 교육부·국회·청와대 간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이 대교협 회장들의 취임 일성은 하나같이 원대하다. 차기 회장인 허 총장은 "앞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4년제 대학 대표기구로서 대교협의 위상과 역할을 제고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부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 대교협 회장인 부 총장은 "세계 200대 대학에 들어가는 20개 대학을 육성하겠다"며 '대학발전 10개년 계획' 수립을 제시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 총장의 구상이 얼마나 완성될지 미지수다. 만일 부 총장이 법적 규정 임기인 2년 동안 대교협 회장직을 수행한다면 1년간 기초작업을 마무리짓고 1년간 구체적인 방안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교협 회장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대교협 회장으로서 소신과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충분한 임기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1년은 짧다. 한 대학 관계자는 "뭘 좀 알려고 할 때 그만두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도 2년의 임기를 규정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사립대 2년+국공립대 1년'의 대교협 회장 선임 주기에 대해 '나눠먹기'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교협 회장을 하고 싶은 총장들이 많으니 한 번씩 자리를 주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 리더의 자리가 '나눠먹기식'으로 전락하면 조직이 퇴보하는 건 시간 문제다. 이는 대교협도 마찬가지다.
대교협은 지금이라도 법적으로 규정된 대교협 회장 임기가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관과 관례를 바꿔 '나눠먹기식'이 아닌 총장 임기 내 대교협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고, 자격과 역량을 갖춘 회장이 선출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교협 회장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려에서 기대로 바뀔 수 있다. 또한 회장을 필두로 대교협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대교협이 명심하기를 바란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