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 듯 방학 아닌 방학 같은"

김보람 / 2016-01-21 16:40:09
[기자수첩]김보람 기자

최근 케이블방송사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막을 내렸다. 이전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렸다.


최근 사람들은 왜 '복고'에 열광할까? 그 이유 중 하나는 팍팍하고 고달픈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난과 생활고에 지친 지금을 과거의 찬란한 추억으로 보듬고 싶은 것이다.


요즘 대학생에게도 '낭만적 대학생활'은 과거의 일인 것만 같다. 동계방학 기간인 지금도 대학생들은 학기 중 못지않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커리어넷이 대학생을 상대로 방학 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6.7%가 취업준비를 꼽았다. 뒤를 이은 항목 역시 인턴십·직무경험(16.7%)과 자격증 준비(13.3%)였다. 전체 중 76.7%가 취업과 관련한 내용인 것. 하지만 정작 대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방학 때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3.3%가 배낭여행을 선택했다. 23.3%는 취미활동, 16.7%는 바캉스, 10%는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방학 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취업준비 및 스펙 쌓기로 73.1%를 차지했고 아르바이트가 21.5%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생활비 마련(44.2%)이 주 목적이었다. 이어 등록금 마련이 35.8%를 기록했다.


취업을 대비하고 학업에 정진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취업 준비나 학업을 하려 해도 금전적인 부담이 적지 않고 가정형편에 따라 취업·학업 준비에 큰 차이가 나는 등 대학생들의 정신적 피로도가 높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대학생들이 매혈(賣血)을 하거나 성매매에까지 발 들이는 등 고(高)위험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은 결코 단순한 '용돈벌이'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다.


80~90년대 대학생들은 방학이면 가방 하나 짊어지고 무전여행을 떠나거나 한창 인기를 끌던 대학농구대전에 열광하기도 했다. 학교와 사회에 순응하기보다는 최루탄 가스를 마셔가며 시위를 하는 등 현실참여도 활발했다. 심지어 입사지원서에 토익(TOEIC) 성적표를 함께 제출해도 회사 측에서 버려버리던 시절이었다.


무턱대고 대학의 낭만만 좇으면 단순한 '몽상가'가 될 뿐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적성을 찾고 역량을 키울 때 경제력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마음 놓고 학문에 정진할 수 있도록 대학 당국은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고등 학문의 최고 기관으로서의 상아탑 역할과 취업자 생산 공장 사이에서 대학은 교육 수혜자인 학생을 최우선 순위로 염두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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