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ㅇㅇ대에 수시 논술로 붙은 16학번입니다. 수시모집 원서 쓸 때나 논술, 수능 볼 때까지만 해도 아무 말 없더니 갑자기 이제서야 프라임 사업이라니요. 수시로 붙은 애들은 이 사업을 알지도 못하고 붙어서 좋다고 갔다가 나중에 졸업하면 저 같은 애들은 없는 과에서 나온 마지막 졸업생이 되는 거라면서요.(중략) 미리 공지를 해줘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 인터넷 A 카페 게시글에서 발췌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 - Matched Education·PRIME, 이하 프라임) 사업' 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프라임 사업 여파가 대입에 영향을 미치며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수험생들의 혼란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이 사회변화와 사회수요에 맞춰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업 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다. 사업 첫 해인 2016년의 정부 지원 규모는 총 2012억 원이다.
프라임 사업은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으로 구분·추진된다. 먼저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은 사회변화와 산업수요 중심으로 대학의 전반적인 학사조직과 정원 조정을 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에 신청하기 위해서는 입학정원 10%(최소 100명 이상) 또는 200명 이상의 정원 이동이 있어야 한다.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은 창조경제, 미래 유망산업 등 특정 분야 중심의 인력 양성을 위한 개편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에 신청하기 위해서는 입학정원 5%(최소 50명 이상) 또는 100명 이상의 정원 이동이 있어야 한다.
프라임 사업의 핵심은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 실제 대학들의 프라임 사업 준비를 위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경영·경제전공은 12만 2000여 명, 중등교육전공은 7만 8000여 명, 사회과학전공은 7만 5000여 명, 언어·문학전공은 6만 6000여 명의 공급과잉이 예상됐다. 반면 기계·금속 전공은 7만 8000여 명, 전기·전자 전공은 7만 3000여 명, 건축 전공은 3만 3000여 명, 화학공학 전공은 3만 1000여 명의 공급부족이 예상됐다. 대학들도 이에 맞춰 공대를 신설하는 등 이공계 중심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추진, 대입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특히 구조조정 사실을 모른 채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 합격했거나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경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소재 B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 C 씨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학과가 통폐합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수시모집으로 가고 싶던 학과에 합격했는데 그 학과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프라임 사업에 따른 구조조정은 2017학년도 대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교육부는 대입 안정화와 수험생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대입전형 3년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5월 201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은 '고등교육법'에 근거, 각 대학들이 수립·발표하는 것으로 대학별 모집단위 전형방법과 모집인원이 담겨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학들이 프라임 사업을 준비하며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변경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은 학과 통폐합 등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변경 심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서 담당한다.
대교협은 201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심의를 상반기 내로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수험생들은 상반기가 지나야 확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으로 2017학년도 대입을 준비할 수 있다. 상반기가 지나면 수시모집까지 불과 몇 개월이 남지 않는다. 대입전형 3년 예고제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양재고 김종우 교사(대교협 대표강사, 수능개선위원)는 "입학전형계획은 3년 전에 확정됐지만 프라임 사업 같은 대학구조조정 관련 입시 변동사항은 3년 예고제에 걸리지 않는다"며 "중·고교 교사와 학생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일이다. 당장 5월에 학과가 없어지거나 통폐합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프라임 사업 이전에도 대학구조조정이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이 '대교협의 2011년부터 2015년 8월 말까지 대학입학전형위원회 및 실무위원회 회의 결과 자료' 등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대학구조조정정책을 본격 시행한 2014년 이후 대학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심의건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2011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심의건수는 622건, 2012년에는 1170건, 2013년에는 981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045건, 2015년(8월 말)에는 1977건을 기록했다.
이에 정 의원은 "정부는 대학들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도 대교협 등 대학협의체 심의를 통해 변경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유로 2014년 4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관련 법령의 개정 또는 학과 통폐합 등 사유가 있을 때만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그러나 정작 정부가 대학의 정원감축과 학과구조조정을 압박하면서 대학들이 사전에 공표된 시행계획을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활시위를 떠난 프라임 사업. 정부가 사회 수요에 맞춰 대학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기초학문 보호와 함께 대입에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김 교사는 "대학이 해줘야 할 것은 무엇보다 '정보'다. 학과가 통폐합되면서 융복합 무슨무슨 학과 등 이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 학과가 무슨 학과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며 "프라임 사업을 바탕으로 학과가 개편되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최신 자료 제공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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