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폐지 유예, 갈등 확산

정성민 / 2015-12-03 14:42:59
법무부, '사법시험 2021년까지 4년간 폐지 유예' 입장 발표

오는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이 2021년까지 4년간 폐지가 보류된다. 이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들은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며 사법시험 폐지 유예에 반발하고 있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는 사법시험 존치(유지) 입장을 고수, 사법시험 폐지 유예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는 3일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폐지 유예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현행법에 따르면 사법시험은 2017년 12월 31일 폐지돼야 하지만 국민의 80% 이상이 로스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아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내년 2월 사법시험 1차시험이 현행법에 따른 마지막 1차시험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법무부는 2021년(제10회 변호사시험)까지 4년간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그동안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의 폐지 입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향후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앞서 로스쿨은 이른바 '고시 폐인'과 '법조계 파벌 해소'를 목적으로 2009년 도입됐다. 전공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법조인이 될 기회를 주자는 것이 취지. 당초 정부는 로스쿨 도입에 따라 2010년부터 매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단계적으로 축소, 2017년 사법시험을 폐지할 계획이었다. 또한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시험은 2012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연 학비가 2000만 원 상당에 달해 저소득·소외계층의 로스쿨 진학 기회가 적어지는 등 로스쿨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로스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사법시험 존치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 입장에 대해 로스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은 법무부 발표 직후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사법고시 폐지를 못 박은 법률(변호사시험법)을 믿고 로스쿨에 진학한 1만 4000여 명을 무시한 처사"라며 "국회가 떼법을 용인하지 않고 법률을 믿은 국민을 보호하고 (로스쿨)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사법개혁 대원칙을 공고히 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스쿨 원장들은 사법시험 폐지 유예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회 입법 과정에서 강력 대응할 방침을 시사했다.


교육부 역시 사법시험 폐지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언제까지나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가 함께할 수는 없으므로 2021년이 지나면 사법시험은 폐지돼야 한다"면서 "교육부는 법무부, 대한변협, 로스쿨 등과 협력해 로스쿨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법조인 양성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대한변협을 중심으로 사법시험 존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변협은 "법무부가 사법시험 존치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변협은 국민적 여망을 반영해 사법시험을 존치하기로 한 정부의 입장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4년의 한시적 사법시험 존치 입장은 사법시험의 가치와 존재 이유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존치 결정을 사실상 4년 후로 연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변협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고액의 학비 등 로스쿨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은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이 되기를 포기하고 있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약 1700만 명에 이르는 20~40대 국민들은 전문대학원 체제인 로스쿨에 갈 자격조차 없어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국민의 뜻은 한시적 존치가 아닌 '조건 없는' 존치임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변협은 국회가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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