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념 탑재'라는 신조어가 있다. 행동이나 말을 생각 없이 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말이다. 한 마디로 '개념을 가지라'는 충고의 메시지다.
최근 대학가를 보면 '개념 탑재'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진다. 지성과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가에서 일반 대중이 납득하기 힘든 발언이나 행동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려대 교수가 수업 도중 일본군 위안부 비하와 친일파 옹호 발언 등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정경대학 학생회에 따르면 고려대 경제학과 정안기 교수는 지난 15일 진행된 '동아시아 경제사' 강의에서 "그 시대에는 우리 모두가 친일파였다", "위안부들이 노예가 아니다.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 오고 싶다면 올 수 있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려대 정경대학 학생회는 정 교수의 사죄와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소재 A 대학 축제에서는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오원춘과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실형을 산 고영욱을 빗댄 세트 메뉴가 등장, 파문이 일고 있다. 즉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경기도 소재 A 대학의 사진이 퍼졌고 이 사진에는 A 대학의 축제 기간 운영된 '방범주점'의 모습이 실렸다. 문제는 방범주점에서 판매된 메뉴에 오원춘 세트와 고영욱 세트가 등장한 것. 사진에 찍힌 오원춘 세트 아래에는 '곱창볶음 또는 00닭발+모듬 튀김'이 적혀 있다.
조선족인 오원춘은 2012년 4월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28세 한국인 여성을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한 것은 물론 시신의 살점을 300여 조각낸 범행을 저질렀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경북북부제1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고영욱은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2년 6개월간 실형을 산 뒤 최근 출소했다. 이에 A 대학 동아리연합회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정안기 고려대 교수와 A 대학 방범주점의 경우 당사자들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이 잘못 전달됨으로써 오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친일파였다. 위안부들이 노예가 아니다"는 정 교수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또한 방범주점 대표가 "범죄에 경각심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며 오원춘 세트와 고영욱 세트의 기획의도에 대해 해명했지만 이 역시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위안부 비하 발언 등과 오원춘 세트·고영욱 세트 논란이 모두 대학가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학가는 지성과 학문의 전당이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은 대학가에 대해 일종의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부끄러운 일들이 발생했다.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한 번만 더 생각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대학가, 즉 교수와 대학생들은 지성과 학문의 전당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어떤 발언과 행동을 하기 전 심사숙고는 기본이다. 나아가 올바른 발언과 행동을 하기 위해 평소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노력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대학가가 '개념 탑재'로 가는 길이다. 더 이상 대학가에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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