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교수는 지난 17일 부산대 본관 건물 4층 국기 게양대에서 1층으로 투신했다. 고 교수는 즉각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0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교수의 투신 자살 이유는 총장 직선제 이행 촉구. 도대체 총장 직선제가 무엇이길래 투신 자살 사건까지 발생했을까? 그리고 교육부에 여론의 화살이 쏠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행 규정상 대학 총장 임명 권한은 사립대의 경우 재단에, 국립대의 경우 정부에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대학 총장은 재단과 정부에서 임명했다. 하지만 1980년대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대학가에도 학내민주화의 일환으로 총장 직선제가 도입됐다. 이후 주로 교수들의 직접 투표로 총장 후보자가 선출되면, 재단과 정부가 선출된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문제는 선거 과열, 금품 수수, 파벌 형성 등 직선제에 따른 폐해도 심각했다는 점. 이에 이명박정부 당시 교육부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국 국립대들의 직선제 폐지를 유도했다. 이와 관련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 "교육·연구 분위기가 훼손될 정도로 (총장 선거가) 과열되고, 학내 분열에 이르는 인사 등 행정적 비효율성 같은 총장 직선제 폐단이 있다. 때문에 (총장 직선제 폐지 등)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선제 폐해 개선을 목적으로 직선제 폐지를 유도한 교육부의 입장은 사실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여기에 또 다른 내막이 있다. 교육부가 총장직선제 폐지와 재정지원사업을 연계시키면서 국립대들을 압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부는 총장 직선제 폐지에 있어 대학의 자율적 결정이 아닌 강제성 정책을 택했다. 국립대들은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교육부 방침에 따라야 했다. 이에 직선제 유지를 주장하는 교수회와 교육부 방침을 따라야 하는 대학본부 간 마찰과 갈등이 불가피했다.
부산대도 마찬가지 경우다. 고 교수가 투신 자살하기 전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교내 통신망에 올린 성명을 통해 "차기 총장 후보자를 간선제(간접선거제도)로 선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약속한 총장 직선제를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교수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결국 김 총장은 고 교수가 투신 자살한 뒤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고 교수가 투신 자살과 함께 외친 말은 "총장은 (총장 직선제 이행)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교육부는 경북대 등 일부 국립대들의 총장 임용을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거부하고 있다. 급기야 총장 임용 거부를 두고 총장 임용 후보자들과 교육부 간 법정 공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 교수의 투신 자살로 총장 직선제 폐지 논란까지 겹쳤으니 교육부로서는 당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아쉽게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발표한 해명자료에서 교육부는 "과열 선거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남에 따라 직선제 개선 요구가 점증됐다"며 "국립대 총장 임용은 대학의 후보자 선정 방식과 무관히 대학에서 총장 후보자를 2인 이상 교육부에 추천하면, 교육부에서 후보자에 대해 국립대 총장으로서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를 종합 심의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주대, 경북대 등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임용 제청을 하지 않기로 해 해당 대학에 후보자 재추천을 요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해명에는 ▲총장 직선제 폐지를 위해 정부 지원금을 빌미로 국립대들을 압박했다는 점, 이를 통해 학내 분열을 야기했다는 점 ▲총장 임용 거부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 등 현재 교육부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교육부는 대학가를 비롯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국립대 압박정책과 학내 분열은 무관하다, 따라서 고 교수의 투신 자살에 교육부는 책임이 없다', '경북대 등의 총장 임용을 거부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등 교육부가 당당하다면 대답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교육부는 지난 20일 경북대 총장 임용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용제청을 거부하려면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총장 임용 거부 사유를 밝히라는 의미다.
현재 고 교수의 투신 자살 이후 총장 직선제는 물론 총장 임용 거부 문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논란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할 수 있는 길이라면 교육부의 명확한 대처뿐이다. 간단하다. 책임질 것은 지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이유를 밝힐 것은 밝히면 된다. 더 이상 교육부가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