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전 서울대 교수 실형 '선고'

정성민 / 2015-05-14 18:16:07
징역 2년 6개월···피해자들 "처벌 약하다" 반발

여자 인턴을 비롯해 학생 여러 명을 성추행한 혐의(상습 강제추행)로 구속기소된 강석진 전 서울대 교수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은 강 전 교수가 2014년 12월 3일 서울 북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자료 사진)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학교 전 교수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처벌이 약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계속 될 전망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는 14일 강석진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3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앞서 강 전 교수는 2008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여학생 9명을 상습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14년 12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강 전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여학생을 술자리로 부른 뒤 강제로 입맞춤을 했으며 '2014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문화위원장 재직 시에는 사무국 여직원을 술자리로 불러낸 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추행했다.


특히 강 전 교수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 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피해 학생들은 '서울대 K교수(강 전 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X'를 구성했다. 피해자X는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사흘간 파악된 피해자만 22명이며 학부, 대학원, 동아리에 이르기까지 K교수의 영향력이 닿는 곳에서는 수년간 어김없이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서울대는 강 전 교수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강 전 교수는 진상조사가 진행되던 중 2014년 11월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피해자X를 중심으로 강 전 교수의 사표 제출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됐으며 서울대는 결국 지난 4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강 전 교수를 파면키로 의결했다. 파면을 당할 경우 5년간 공무원과 교원 임용이 금지된다. 퇴직금이나 연금 수령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재판부는 "대학교수인 피고인은 업무상 지위가 낮은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술자리와 배웅을 핑계로 추행하는 등의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상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 전 교수가 2008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여학생 2명을 상습 강제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상습범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며 공소를 기각했고 나머지 7명에 대한 상습 강제 추행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서울대 징계위에서 파면처분을 받아 더 이상 서울대 교단에 설 수 없게 됐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피해자X'가 선고와 양형 이유를 두고 즉각 반발했다. '피해자X'는 "강 전 교수는 피해자들에게 어떤 사과의 말도 전달하지 않았고 본인이 저지른 범죄를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서울대 징계위의 파면 처분은 범죄자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결정으로 이를 감형 사유로 삼는 것은 면책특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처럼 '피해자X'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재판부의 실형 선고에도 불구, 강 전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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