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전형(현 학생부종합전형)의 맹점이 또 다시 드러났다. 집단 성폭행에 연루된 사실을 숨긴 채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해당 학생의 입학이 취소된 사건이 발생했던 데 이어 이번에는 허위로 서류를 작성,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부정 입학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계에서는 유사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입장이어서 입시시즌에 들어간 대학들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2013년 대학 입시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수상경력, 봉사활동, 해외체험 등에 대해 허위의 사실로 서류를 작성, ㄱ대학교 한의예과에 부정 입학한 학생을 적발했다"면서 "금품을 수수하고 허위자료 등을 작성해 준 현직 고교 교사와 부정 입학 학생의 학부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2010년 강서 ㄱ고교 2학년 ㅅ○○ 군의 학부모인 ㅇ○○ 씨(49, 여)는 아들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ㅈ여고 국어교사 ㅁ○○(57세)에게 부탁을 했다. ㅁ○○ 교사는 학부모 ㅇ○○ 씨 딸의 입시상담도 해줬던 인물로 ㅅ○○ 군은 ㅁ○○ 교사에게 입학사정관전형에 필요한 자료작성과 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각종 허위 사실 조작과 금품 제공이 이뤄졌다는 것. 즉 ㅁ○○ 교사는 2010년 10월 '한글날 기념 전국 백일장 및 미술대회'에 ㅅ○○ 군이 참석, 제출할 시 4편을 미리 자신이 작성했다. 그리고 대회 당일 학부모 ㅇ○○ 씨가 ㅅ○○ 군의 이름으로 시를 원고지에 적어 제출하도록 했으며 결국 ㅅ○○ 군은 금상을 받았다. 또한 ㅁ○○ 교사는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ㅅ○○ 군이 봉사상을 2회 받도록 했다.
허위 체험학습 사실도 드러났다. 학부모 ㅇ○○ 씨와 아들 ㅅ○○ 군은 해외 체험 학습을 다녀온 사실이 없음에도 2010년 1월 영국,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등을 다녀왔다며 '북유럽의 문화적 특성체험' 보고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이어 보고서는 생활기록부에 등재, 대학 입시자료로 활용됐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학부모 ㅇ○○ 씨는 ㅁ○○ 교사에게 입시자료 제공과 지도첨삭 등의 명목으로 2011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총 2500만 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자칫 세상에 묻힐 뻔 했던 사기 행각은 ㅈ여고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 유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지난 6월 ㅁ○○ 교사를 구속(다른 교사 3명 불구속) 후 추가자료를 확인하던 중 발각됐다.
앞서 2012년에는 집단 성폭행에 연루된 사실을 숨긴 채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인 바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당시 성균관대 1학년에 재학하고 있던 ○○○ 씨. ○○○ 씨는 2011년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전형인 리더십전형에 지원, 합격했으며 입학 전형 과정에서 봉사 경력이 강조된 교사 추천서와 자기 소개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 씨는 성폭행 혐의로 2011년 12월 법원에서 소년 보호 처분을 받았다. 2010년 지방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고교생 10여 명의 정신지체 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연루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 씨는 지원서에 이를 밝히지 않았고 인터넷에서 뒤늦게 ○○○ 씨의 합격 사실이 논란이 됐다. 이에 성균관대는 진상 조사를 통해 ○○○씨의 합격과 입학을 취소했다.
문제는 입학사정관전형의 허위 서류 작성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교육계의 시각.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사설 입시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솔직히 직접 작성한 자기소개서 등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 대학들은 서류 표절 여부의 경우 시스템을 통해 사전 검증을 하고 있지만 서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검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입학사정관전형의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입시 당국은 부정 입학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대학 입학 이후라도 부정 입학이 확인되면 관계 법령과 대학의 학칙, 모집요강 등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면서 "대학 간 부정 지원자 정보 공유를 통해 부정 입학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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