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김준환 기자]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2014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이하 정시박람회)는 116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열기와 냉기가 뒤섞인 대입정보 교류의 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상위권 대학들 미흡한 입시상담에 불만의 목소리 속출"
사실 그동안 정시박람회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들이 불참하면서 이들 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대거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번 정시박람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예고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들 상위권 대학에 대한 수험생들과 학부모의 반응은 겨울 바람만큼이나 냉랭하다. 기자 역시 정시박람회 둘째날인 6일 현장을 찾아 이들 대학에서 운영하는 부스를 둘러보니 썰렁한 분위기에 공감이 갔다. 상담 인원도 충분히 배치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교협에서 밝힌 개별 입학 상담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대의 경우 상담을 위해 부스를 찾았던 학생들이 별로 없기 망정이지 입학 관계자 1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람회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들이 몰려 와 있는데 서울대 부스에 상담 인원이 몰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에 서울대 관계자는 "갑작스런 내부 사정으로 혼자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서울대 입시 웹진인 '아로리'에 입학 관련 정보가 잘 나와 있으므로 상세한 자료는 (아로리를)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마침 상담 안내를 받기 위해 서울대 부스를 찾았던 서라벌고 3학년 이모 군은 "상담을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상담을 위한) 대학 측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비쳤다.

서울대에 비해 고려대와 연세대는 상황이 나은 듯 했으나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연세대 원주캠퍼스 상담을 위해 찾아온 수험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고려대의 경우 세종캠퍼스는 수능 성적에 따른 지원 학과에 대한 실질적인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안암캠퍼스는 (유사)학과 설명, 이중전공·복수전공·부전공 등 전공 선택에 대한 단순 설명 위주로만 상담을 제한시키고 있었다. 연세대의 경우에도 신촌캠퍼스는 학생들이 궁금해 할 성적 상담은 이뤄지지 않고 단순히 홍보물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그래도 이화여대, 중앙대 등은 현장에서 입시 상담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나은 상황이다. 부스를 찾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입시상담카드를 작성하면 추후에 전화상담이나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박람회 현장을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화여대 부스를 찾은 학부모 김모(51·천안 거주) 씨는 "일단 학교에서 제공하는 입시상담카드를 작성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유용한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며 "나중에 입시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산한 지방 대학 부스에서 엿보이는 지방 대학의 안타까운 현실"
이번 정시박람회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지방 대학 부스를 찾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것. 일례로 정시박람회 출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부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 대학의 실질 상담 건수(첫날 기준)는 100건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해당 대학 관계자는 밝혔다. 그것도 그냥 대학이 아니라 지방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부산 A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이 교육, 취업, 역량 등 각종 지표에서 서울·수도권 대학에 밀리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지만 실제로 입학 상담을 하기 위해 온 수험생들이 너무 적어 실망스럽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홍보를 많이 하지 못한 측면도 있거니와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수도권 중심 대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남의 B대학 입학 관계자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박람회 현장을 쭉 둘러보면 부스가 한산한 지방 대학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원 소재 대학만 보더라도 입학생 가운데 수도권 출신 비율이 8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116개 대학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2014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규모만 최대가 아닌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모두의 만족도도 최대가 될 수 없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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