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대학 평가 이대로 좋은가?

부미현 / 2013-10-21 09:29:12
대학 서열 고착화 우려, 신중한 대학 평가 요구

얼마 전 모 언론사가 대학 평가 결과 순위를 발표하자 대학가가 술렁였다. 종합순위에서 성균관대가 서울대를 제치고 종합대학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당연히 고려대와 연세대도 순위가 밀렸다.


이 순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대가 성균관대에 뒤진다는 게 쉽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구체적인 데이터와 체계적인 방법론을 통해 대학, 학과 선택에 참조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평가 지표는 교수연구(100점), 교육여건(90점), 평판·사회진출도(60점), 국제화(50점) 등 4개 부문이다. 입학생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 통념과 다소 달랐던 이번 결과의 원인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 이 언론사의 대학 평가는 우리 사회가 성적 중심으로 줄세운 대학의 서열을 깨는 의미 있는 평가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거기에는 쉽게 '예스'라고 답하지 못할 것 같다.


성균관대의 급격한 순위 상승은 오히려 평가 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대학들은 각종 평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취업률 올리기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들의 순위도 기존 대학 서열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매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이기에 순위 변동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 성적으로 매겨지는 커트라인으로 대학 서열이 정해진다. 대입에서 그러한 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대학 서열에 대한 고정관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평가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오히려 순위를 재확인해주는 결과가 된다. 서열을 깨기보다 고착화한다는 우려도 생긴다.


대학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다. 기존의 대학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다. 이 언론사의 평가도 그러한 취지를 담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그러한 이유로 지식의 상아탑이 돼야 할 대학이 순위를 의식해 지표 개선에만 관심을 둔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황인성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상대적인 자기 위치를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스스로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평가의 원래 목적인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가는 필요하지만 '저널리즘적' 평가는 대학이 가지는 교육의 기능과 역할 왜곡시킬 수 있다". 황 전 실장이 강조한 얘기다. 대학이 성적 중심의 서열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 조성과 함께 더욱 신중한 대학 평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