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을 어찌하오리까?

정성민 / 2013-07-27 16:22:56
귀족학교에서 비리학교로 몰락…폐지여론 확산</br>서울시교육감, 부정적 입장 표명‥학부모들도 대책 마련 부심

대규모 입시부정과 비리가 드러난 영훈국제중의 운명이 갈수록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과 교육부의 즉각적인 조치로 지정 취소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지만 서울시교육감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 이어 영훈국제중 학부모들도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영훈국제중의 향방에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 결과 영훈국제중은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전체 지원자 2406명 가운데 867명(36%)의 성적을 조작하거나 채점을 정확하게 하지 않았다. 이는 영훈국제중과 동일 재단 소속인 영훈초등학교 출신의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 등을 불합격시키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실제 영훈국제중은 한부모·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등을 선발하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에서 합격권에 든 아동보호시설 출신 지원자 5명에 대해 주관적 영역의 점수를 깎아 불합격 처리했다.


검찰 수사로 입시 부정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자 영훈국제중에 대한 폐지 여론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유기홍 의원(민주당)은 검찰 수사 이후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에 대한 설립승인 인가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운영되는 국제중은 언제든 그 지위를 배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하자 교육부는 지정기간 이내라도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반대 입장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영훈국제중의 지정 취소에 대해 부정적이다. 문 교육감은 지난 24일 경향신문을 통해 "교육은 백년지계인데 법으로 학교를 만들었으면 지속시키는 게 교육감의 의무다. (지정 취소 문제는) 자의적이 아니라 법으로 박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교육감은 "버스가 사고를 냈는데 버스에 결함이 있으면 버스를 폐기처분해야 하고 운전사가 미숙했다면 운전사를 갈면 된다. 영훈국제중도 선생님과 교장, 이사진이 비리를 저지른 것이니까 운영진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며 "나도 그들이 밉다. 내 조치는 이사진 승인을 취소해 경영권 자체를 박탈한 것이다. 그러나 (지정 취소를) 여론에 밀려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영훈국제중 학부모들도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26일 서울 강북구 교내에서 학부모 총회를 열고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총회에서 학부모들은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아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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