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들의 역사의식 부재 논란과 관련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한국사에 대한 수능 필수화 움직임이 다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능 필수화를 반대하는 여론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사의 수능 필수화를 두고 일대 충돌이 예상된다.
현재 한국사의 수능 필수화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단체는 교총으로 교총은 지난 12일 한국사의 수능시험 필수과목 채택 등을 담은 건의서를 청와대, 정부부처, 정당, 국회, 시도교육청 등 모든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
건의서에서 교총은 "가장 실효적인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은 한국사의 수능시험 필수과목 채택"이라면서 "한국사 능력을 모든 대학이 대학입시의 기본 소양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수능 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총은 15일 '한국사 교육 강화 교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전국 초·중·고·대학 교원 163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됐다. 그 결과 교원의 88.0%는 학생들의 한국사 인식 수준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원인에 대해 62.9%가 '수능 선택과목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한국사 인식 강화 방안에 대해 51.1%의 교원이 '수능 필수화'를 꼽았다.
그러나 한국사 수능 필수화에 대한 반대 여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사회과교육학회, 전국사회교사모임, 한국경제교육학회, 한국법교육학회, 한국정치교육학회, 전국 일반사회교육전공 교수협의회,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한국윤리학회, 한국윤리교육학회, 동양윤리교육학회,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 전국도덕교사모임, 전국 국립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협의회, 전국 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협의회, 전국지리교육과연합회, 대한지리학회,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한국경제지리학회,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한국도시지리학회, 한국지역지리학회, 한국지형학회, 한국지도학회,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전국지리교사모임 등은 같은 날 "공교육 체제를 무너뜨리고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만적인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한국사회과교육학회 등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교육과정 기간이 기존의 초 1부터 고 1까지에서 초 1부터 중 3까지로 축소돼 고등학교 전 과정이 선택 교육과정으로 전환되고 고 1 교과목들이 모두 폐지됐디"면서 "그럼에도 불구, 한국사는 '역사 교육 강화'라는 명분 하에 폐지되지 않고 살아 남았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유일무이의 필수과목이 돼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과교육학회 등은 "그동안 사교육비는 가정 경제를 힘들게 하는 주범이 돼 왔다. 2012년에도 19조 원대의 사교육비로 인해 많은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런데 이미 초, 중, 고에서 세 번씩이나 필수로 배우고 있는 한국사 과목을 수능 필수 과목으로 만드는 것은 국어, 영어, 수학에 이어 한국사까지 사교육의 주요 시장으로 만들어서 학생과 학부모, 가정, 국가 경제에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사회과교육학회 등은 "사회탐구 영역에서 최대 2개 과목까지 선택(한 과목은 제2외국어과목으로 대체 가능)해 시험을 치르는 2014학년도 수능 체제에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은 수험생으로 하여금 한국사 한 과목 혹은 한국사와 그 외 한 과목만을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다른 선택과목(한국지리, 세계지리,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은 수능 과목으로서의 존립 기반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사회과교육학회 등은 "한국사가 고등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배우는 유일무이한 필수 과목인 마당에 수능 필수화까지 요구하는 것은 국사학계와 역사 교육계의 지나친 과욕이며, 진정으로 바람직한 역사 교육을 위한 방안도 아니다"며 "만약 국사학계와 역사교육계가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가르치고자 한다면 수능 필수화는 오히려 독이 된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이 되면 지금보다 더 입시 위주의 과목으로 전락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해치는 교육으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사회과교육학회 등은 "한국사 수능 필수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과 교육부의 한국사 시수 확대 방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이를 외면하고 끝내 이를 추진할 경우 공교육 체제와 미래지향적 시민 교육을 염원하는 교육 전문가와 현장 교사들뿐만 아니라 공교육 정상화 및 내실화를 바라는 많은 시민들의 심각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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