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정부조직법 협상 결렬, 국무위원 후보자 낙마 등 출범 초기부터 난관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초기의 진통이 마무리되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대한민국 전반에 걸친 박근혜 정부의 개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개혁과 변화, 교육계에서도 계속되는 주문이다. 학교 폭력과 교권침해 등으로 초중등학교 현장은 무너지고 있고 교육감들은 연이은 경찰과 검찰 수사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는 부정과 비리 등이 끊이지를 않는다. 교육정책 입안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도 부정과 비리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사교육 공화국', '학벌사회'는 어느샌가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어가 됐다. 한 마디로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계는 '총체적 난국' 상태다.
그러나 교육이 살지 않고서는 국가의 미래도 없다. 선진국일수록 교육강국을 표방하며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교육현장을 바로 잡는 것이 시급하다. 교육전문 인터넷 신문, <e대학저널>은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춰 특별기획으로 대한민국 교육계의 현주소를 긴급 점검해봤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그 대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이 국가의 미래'라는 신념과 함께!
■"무너진 학교 현장,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공부만 힘든 게 아니라 공부 때문에 다 힘든 거 같아요", "어른들의 눈엔 쉬워 보이나 봐요. 애들 문제는 다", "선생님, 저 지금 그냥 흔들리고 있는 중인 거 맞죠?"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학교 2013>에 등장한 명대사들이다. 몇 마디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 2013>은 성적 지상주의와 입시 공화국은 물론 학교폭력과 학부모 치맛바람 등 실제 학교 현장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제작을 지원한 교과부가 사실감 있는 연출을 요청했다는 후문도 있다.
<학교 2013>, 우리 아이들이 지금 몸 담고 있는 학교의 모습이기게 더욱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미래의 희망과 꿈을 키워야 할 아이들이 성적과 학교폭력 등에 휩쓸리고 있는 불편한 진실, 과연 누구의 잘못이며 책임일까? 학교폭력이 원인이 돼 발생한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서 생생하다.
현재 교과부가 학교폭력 근절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폭력과 왕따가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교과부는 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2013년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오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입시가 불러온 성적 지상주의와 사교육 열풍은 학교의 근본까지 위협하고 있다. 서울대 등 명문대 합격자 수가 명문 고등학교를 결정하는 현실이다.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 미래를 위한 교육이 아닌 입시를 위한 교육이 더욱 중요시된다는 의미다. <학교 2013>에서도 '공부 잘 가르치는 교사'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나왔다. 학생들에게 도종환 시인의 시를 들려준 교사는 외면당한 채…

최고의 교육기관임을 자부하는 대학가에서도 부정과 비리, 성추행 등이 여전하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선교청대 前 총장(불구속 기소), 선교청대 前 교무처장(구속 기소), 선교청대 前 전임강사(불구속 기소) 등 총 3명이 구속, 불구속 기소됐고 교비 횡령, 국고보조금 편취, 학생모집 대가 공여 등을 이유로 포항대 A총장 역시 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서남대(학교법인 서남학원) 설립자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교비 330억 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성추행 사건은 대학가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해 중앙대 A교수는 수년 동안 학생들을 성추행 해오다 중앙대 성폭력대책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A교수는 조사 결과 3명의 제자들에게 키스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강제로 시도해온 사실이 적발됐고 이에 해임 조치됐다. 고려대의 경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 10개 학내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원생 성추행과 금전 착취 혐의를 받은 H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고려대는 H교수에게 지난 2월 8일자로 해임 통보했다.
교과부도 부정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성호 의원(새누리당)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위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직비리사범 단속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9년~2011년) 공직비리사범은 총 203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앙부처 공무원은 683명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으며 부처별로는 교과부가 118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대부분 부처의 경우 공직비리사범 숫자가 2010년 증가세를 보이다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교과부는 오히려 2009년 6명, 2010년 27명, 2011년 85명으로 해당 기간에 14배 급증했다.
박 의원은 "다른 부처의 경우 공직비리사범이 줄어드는 추세인 데 비해 교과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면서 "교과부 소속 공무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공직비리 감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교육, 그래도 희망은 있다"=무너진 학교 현장, 입시공화국과 사교육 열풍, 부정·비리의 온상 등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은 교육계의 일부 사례다. 어찌보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사례가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사례들은 일부이긴 해도 대한민국 교육계의 자화상임은 틀림없다. 즉 반드시 도려내고 고쳐야 할 환부다.
그렇다면 교육 개혁과 변화는 과연 가능할까? 그 가능성에 교육 관계자들은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사회 타파'를 강조한 것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서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이뤄가고 그것으로 평가받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사회에 나와서도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한 가지 우려되는 사실은 매년 새 대통령과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주창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더 크다는 것. 박근혜 정부 역시 교육개혁에 있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무엇보다 '현장과의 소통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일방통행식 정책으로는 교육개혁의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공약 실천에 있어 학교현장 착근성, 교육적 개선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교육현장이 가장 어렵고 싫어하는 것이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과 입시제도라는 점에서 반드시 현장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현장여론 수렴과정을 거치는 등 현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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