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동화 작가 E.B 화이트(1899~1985)가 남긴 말이다. 4천 5백 만 부 넘게 팔린 <샬롯의 거미줄>, 영화로 제작 되어 큰 인기를 누린 <스튜어트 리틀>을 쓴 세계적인 작가다. 그가 ‘고쳐 쓰기’ 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간단하다. 고치는 가운데 글의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학적 재능, 타고난 영감을 믿기보다 고치는 노력을 중시한 작가다. 그는 시나리오 작가 스티븐 킹, 저널리스트 윌리엄 진서가 추천한 글쓰기 책『The Elements of Style』을 쓰기도 했다.
헤밍웨이 역시 “모든 초고는 걸레다!”라는 다소 과격한 말로 고쳐 쓰기를 강조했다. 작가에게 조차 초고는 형편없는 글이며, 이를 다듬는 퇴고 과정에서 좋은 글이 완성 된다는 뜻이다. 신문기자 출신인 헤밍웨이는 간결한 글쓰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노인과 바다』등을 통해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문장을 보여줬다.
중국 작가 하진 또한 고쳐 쓰기를 중시한다. 완벽한 영어 글쓰기를 구사하는 그는 소설 『기다림』, 『멋진 추락』에서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을 선보였다. 이 또한 100여 번에 걸친 고쳐 쓰기를 통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이처럼 작가들의 문장은 수번의 퇴고 끝에 만들어진다. 이를 알고 나면 “작가들은 쉽게 글을 쓸 거야!” “타고난 재능이 있을 텐데 뭐!”라는 선입견은 깨진다. 초고는 가볍게 쓰되, 퇴고는 진중히 하는 것! 진정한 글쓰기의 자세다.
안타까운 점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사람조차 퇴고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단 번에 멋진 문장을 쓰려고 할 뿐, 퇴고를 소홀히 한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끙끙대면서도 한 번에 글을 완성하려 한다. 글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당연한 일. 반대로 ‘어차피 고칠 글인데! 무엇이든 써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이런 사람일수록 퇴고 효과를 믿는다. 고치면서 좋은 문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첫 문장의 두려움이 사라질 뿐 더러, 초고 쓰는 시간 역시 줄어든다. 대신, 고쳐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 고치기가 우리에게 주는 산물은 너무나 많다. 우선 좋은 글을 보는 시선을 갖게 된다. 문법, 문맥, 어휘, 문장, 단락, 띄어쓰기 맞춤법까지.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찾아내는 눈이 생긴다. 자신의 글을 물론, 다른 사람의 글까지 첨삭하는 실력이 생긴다.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 고칠 부분이 더 잘 보인다.
두 번째, 글쓰기가 재미있어 진다. 쓰면서 고치는 고통.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자기검열’이다. 글을 자신 있게 쓰려면 자기검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내면의 창작자를 죽이고, 상상력을 짓누르는 것 또한 자기검열이다. 퇴고를 즐기는 사람은, 자기검열에서 자유롭다.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완벽한 문장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 그것이 글쓰기의 원동력이 된다.
세 번째, 글쓰기의 두려움이 사라진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적은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다. “나는 문장력이 없어...” “문학적 재능도 없는 내가 무슨 글을 쓴다고...” 자책감에 시달리며, 많은 사람들은 글쓰기를 포기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요한 것은 멋진 문장을 쓰는 실력이 아닌, 자신의 글을 포기하지 않는 인내다. 단숨에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겸손함, 고쳐 쓰기를 귀찮아하지 않는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잘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다. 지금, 글쓰기를 포기하려는 그대여. 고쳐 쓸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일단, 무엇이든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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