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학회 “2028 수능 개편안, 이과계열 대학교육 붕괴 우려”

이선용 기자 / 2023-10-16 15:15:02
이과계열 진학 학생 ‘미적분Ⅱ’와 ‘기하’ 선택 길 열어줘야
 

[대학저널 이선용 기자] 지난 10일 발표된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경우 문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만을 고려했고,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이 붕괴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대한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는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심화수학’ 신설, 선택과목으로? 쟁점으로 끝날 가능성 ↑
2028 대학입시 개편안에 대해 대한수학회는 수학 과목의 경우 미적분Ⅱ와 기하를 제외하고 기존의 문과 수학 범위로 축소되어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적분Ⅱ와 기하로 구성된 ‘심화수학’을 신설하여 선택과목으로 추가하는 검토안을 추가로 제시한 것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수학회는 “‘심화수학’을 신설하여 선택과목으로 추가하는 검토안은 국민의 의견수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쟁점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미적분Ⅱ와 기하는 이과계열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목인데, 이를 ‘심화수학’이라고 새로이 명명한 것은 뭔가 대단히 어려운 것을 추가로 배울 것 같은 뉘앙스를 나타내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용어 선택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에서 이과 영역이 완전히 제거되는 현 상황에서 ‘심화수학’의 신설 여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논의하여야 할 것은 ‘심화수학’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학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존과 같이 상대평가로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와 같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문·이과 유불리 현상, 선택형 교과과정의 실패”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대해 모든 수험생에게 같은 수학 과목을 시험 보게 함으로써 문·이과 유불리를 해소하겠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나 대한수학회는 현재의 문·이과 유불리 현상은 선택형 교육과정과 수능의 조화에 실패한 파행적 운영이 만들어낸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수학회는 “이번 개편안은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문·이과 유불리라는 빈대를 만들어 놓고는 이를 잡겠다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집을 다 태워버리겠다는 형국”이라며 “수학에서 그동안 이과계열 진학에 필요한 소양으로 평가하던 과목을 없애는 방안으로,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제점들이 해결되리라 생각하는 단순함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미적분Ⅱ와 기하를 포함한 ‘심화수학’의 신설이 마치 사교육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대한민국의 교육 목표나 다른 교육적 측면은 상관없이 사교육 감소를 교육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사고”라며 “사교육 문제의 본질은 대학의 서열화, 입시 과열 등 대한민국의 사회구조에 있어서 그 해결이 매우 어려운 것이며, 사교육 문제가 교육과정 및 수능과는 연관이 적다는 사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이미 사회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의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수학, 과학 교과과정이 줄어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기 전인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16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 중인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22조로 현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입장도 고려해야
대한수학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고등학생 입장뿐 아니라 대학생 입장도 포함하여 다각적인 방향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학회는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에서 선택과목으로 지정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가 2015 개정 이전에는 이과계열 시험에 모두 포함되었던 내용임을 상기해 볼 때, 만일 ‘미적분Ⅱ’와 ‘기하’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부터 제외된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명했던 ‘문·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 아니었음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말해주는 것이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에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대한수학회에서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과목 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하며, 아울러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두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