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성공 매력] ⑬ 내가 만든 충실한 비서, 메모...나를 성장시킨다

박기수 칼럼니스트 / 2025-10-19 09:00:30
만난 사람, 깊은 인상, 좋은 생각... 메모하라
메모는 미팅 상대방에겐 최고의 '리스펙'
뇌 활성화로 건강에도 도움.. 스트레스도 감소
메모하는 사람이 업무 생산성 및 효율성 30% 높아

 박기수 칼럼니스트

현) 한성대 특임교수

현) 한국안전위기관리협회 이사

언론학 박사, 보건학 박사

 

[대학저널 박기수 칼럼니스트] 

 

“아, 보니까요. 저희가 전에 만난 적이 있었네요. 2012년 10월 7일, 계동 삼대복집에서 뵈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그걸 어떻게 기억하세요?”

“기억하기보다는. (웃음) 사실은···.”

 

기자 생활을 했던 덕분인지, 아니면 어렸을 적부터 선생님의 칠판 글씨를 잘 베껴 적은 습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군가와 만난 뒤 명함 이미지와 함께, 만난 장소, 날짜, 개인정보 등을 핸드폰에 기록해놓는 게 습관이다.

 

이렇게 해놓으면 상대방을 다시 만날 때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과 회사 등으로 검색해서 전에 메모해놨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 다시 인사하거나 이야기할 때 매우 편하다. 만난 지 10년이 훌쩍 넘는 사람과 다시 만나면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때 ‘기억’이 아닌 ‘메모’로 소환할 수 있고, 이야기하는 동안 주젯거리를 폭넓게 가져가면서 대화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메모에 관해 흥미로운 것은 머리가 엄청 좋은 천재들이더라도, 이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메모였다는 점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 아이작 뉴턴, 벤자민 프랭클린, 에이브러험 링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근세 역사의 천재가 모두 그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이 고 이병철 회장과 정치가인 고 노무현 대통령도 지독한 메모광이었다.

 

예컨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천재이자, 화가, 음악가, 생물학자, 과학자, 건축가, 발명가, 철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기록한 메모에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사후에 발견된 그의 노트에는 그의 전문지식과 함께 요리법과 유머 등이 무려 1만4천 페이지에 담겨있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은 메모와 글쓰기를 통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천하기로 유명하다. 요즘에는 온라인 앱으로 각종 캘린더와 플래너가 많이 나와서, 과거 다이어리로 나온 캘린더가 시들하긴 하지만, 누구나 아는 ‘프랭클린 플래너’가 그의 이름으로부터 탄생했다.

 

오늘날 세계적 기업인 삼성을 탄생시킨 고 이병철 회장에 대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아버지는 지독한 메모광이었고, 나도 그래서 메모하는 습관을 배우게 됐다”고 회고할 정도이다. 사실 많은 것들을 부모로부터 자식이 배우지만, 독서와 메모 등 평생을 풍요롭게 할 좋은 습관은 자식에게 물려줄 그 어느 것보다 귀한 자산이다.

 

격동적인 인생을 살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고 노무현 대통령도 메모광이었다. 국무회의 자리건, 사석에서건 생각날 때면 곧바로 메모해서 연설물 작성이나 정책에 반영했는데, 흡연을 했던 노 대통령은 메모지가 없으면 담뱃갑에 써놓곤 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메모는 이렇듯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절대적인 도구이다. 그것도 돈 주고 사지 않고,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득템’할 수 있는 소중한 재산이자, ‘성실한 내 자신’이 만든 비서이다. 결국 내가 어떻게 체화해서 내 일상에 활용하는지가 메모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인 맥킨지 Mckinsey 연구 결과를 보면, 메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에 있어 생산성과 효율성이 평균 30% 가량이 높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메모하는 과정에서 일의 우선순위와 처리방식이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그렇게 되면 업무를 수행할 때에도 메모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메모는 삶의 효율적인 여과 장치와 같다. 메모해놓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 정리를 하다보면, 꼭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중요도에 따라서 구분돼 효율적인 일 처리가 가능하다. 마치 마트에 가기 전에 살 물건을 미리 생각하는 것과 같다. 메모 없이 마트에 가서 생각나는 대로 식료품을 사다보면 집에 이미 있는 것을 또 사거나, 반대로 꼭 구입해야 할 필수품을 빠뜨리게 된다.

 

조금 다른 관점일 순 있지만, 메모는 대화 상대방을 ‘리스펙트’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10년 가까이 공무원 선배로 모신 보건복지부의 이기일 차관은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메모와 관련해 나에게 확신을 심어준 분이기도 하다. ‘삼성 갤럭시 노트’ 크기의 종이수첩을 갖고 다니다가 어느 자리에서건 상대방이 인생이나 업무에 보탬이 될 만한 중요한 말을 할 때, 그 자리에서 수첩을 꺼낸다. 

 

 “제가 좀 적어도 되겠습니까?”, “메모했다가 다음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깨알 같이 적는 것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대부분 상대방의 반응은 이렇다. 

 

“아이쿠, 별 도움도 안 될 텐데, 뭘 적으세요”

“높으신 분이 이러시면. 아이쿠.” 

“기자 하셔도 되겠습니다. (웃음)” 

 

반응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모두 겸연쩍어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눈치이다. 상대방이 내 말을 경청하고 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이고, 그 말이 정부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뜻이라서다. 서로에 대한 끌림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꼭 비즈니스적 메모가 아니라도, 중요한 추억이나 책에서의 경구, 지인으로부터 들은 의미 있는 말 혹은 대화할 때 나온 유머를 조금씩 습관적으로 메모해놓으면 좋다.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 그 내용을 불러와서 언제든지 편하게 이야기 주제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어떤 것이든간에 문뜩문뜩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해놓는 것도 좋다. ‘그때 어떤 게 생각 났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라고 생각하며 후회해봤자 나중에 오히려 기억을 불러오지 못해 스트레스만 더 받게 된다. 

 

메모에 바탕을 둔 일정 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한 메모는 핸드폰 캘린더 앱을 통해 해당 날짜에 미리 기록해놓으면 핸드폰을 잃어버리지 않은 이상 걱정할 이유가 없다. 특히 요즘은 클라우딩이 잘돼 있기 때문에 핸드폰을 분실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장나는 게 아니다. 

 

특히, 메모하는 습관은 우리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메모는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뇌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기억력 외에 창의력도 높여준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Carnegie Mellon University 연구에 따르면 메모는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영역을 활성화함으로써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레오나르드 다빈치 같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천재의 중요한 업적이 이와 연관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메모를 자주하면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명함을 주고받는 뒤, 시간이 좀 지나면,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먼저 명함을 받은 뒤, 명함 앱을 통해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고, 자동으로 등록된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이름, 만난 날짜와 장소, 특징 등을 적으면, 그 과정에서 확실히 기억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최종 마감’은 역시 카카오톡 저장인데, 명함에 나온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카카오톡에 저장하고, 요즘엔 카카오톡 연락처에 메모 기능도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거기 적어놓아도 된다. 참고로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5천개 이상이면 핸드폰 연락처가 자동으로 카카오톡과 연동되지 않아서 5천개 이상의 새 연락처는 카카오톡에 따로 저장해야 한다.

 

기억이 얼마나 빨라 사라지는지를 19세기 후반에 연구한 헤르만 에빙하우스 Hermann Ebbinghaus는 이른바 ‘망각곡선’ forgetting curve을 만들었는데, 이 연구의 본질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특정 내용을 빠르게 까먹지만, 학습 등을 통해 기억을 반복한다면 기억시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요지이다. 메모는 기억의 습작인 만큼, 그 효과는 실제로도 너무나 분명하다.

 

아울러, 메모는 스트레스 감소에 큰 도움을 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Columbia University 연구에서는 메모하는 사람들은 메모를 통해 향후 일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서 불안감이 줄어든다고 했는데, 내 경험으로 보면 정말로 맞는 말이다.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메모해놓고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감하는 것만큼 마음 편한 것이 없다. 

 

사실 요즘과 같이 바쁜 시대에는 자신의 일정을 기억에만 의존해서 꾸려나가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에는 식사약속, 회의, 가족과 동호인 모임 등을 앱 캘린더로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꼼꼼하게 메모해놓지 않으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 

 

점심 약속을 고객 혹은 지인과 전화로 잡고, 막 메모하려고 했는데, 그때 마침 상사로부터 호출을 받거나 다른 전화를 받다가 메모를 놓친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아마 있다면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약속을 잡은 서로가 무심해서 중간에 소통하지 않았다면, 해당 날짜에 상대방으로부터 점심 약속에 왜 안 나오느냐는 문자나 전화를 받게 된다.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습관적 메모’이다. 메모만큼 습관화가 중요한 것도 없다. 업무와 건강을 모두 챙기는 메모. 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게 메모이다. 오늘부터 그런 내 비서 만들어 충실히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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