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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성 원장. |
A씨처럼 급성 어지럼이 호전된 이후에도 몸이 붕 떠 있는 느낌이나 자세 불안정감,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Persistent Postural-Perceptual Dizziness, PPPD)’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신경과 외래에서 비교적 흔히 진료하는 만성 어지럼 질환이지만,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후유증이나 스트레스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귀의 전정기관과 이를 연결하는 뇌의 이상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내과적 원인과 정신과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은 귀와 뇌 등 평형기관에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한 상태에서도 어지럼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주로 서 있거나 움직일 때, 시각적 자극 등에 의해 악화되는 어지럼이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하루 대부분 지속되는 몸이 붕 떠 있는 느낌, 비회전성 어지럼, 자세 불안정감이다. 특히 서 있거나 걸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장시간 화면을 보거나 사람이 많은 장소처럼 시각적 자극이 많은 환경에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면 부족이나 불안이 동반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함께 호소하기도 한다.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전정편두통 등 다양한 어지럼 질환 이후 나타나기도 하며,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계기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원인 질환이 호전되면 대부분 어지럼 증상도 함께 개선되지만, 일부에서는 원인 질환이 회복된 이후에도 어지럼에 대한 불안과 걱정, 시각 자극이나 자세 변화에 대한 민감성이 지속되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만성화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질환을 충분히 감별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원인 질환이 호전됐거나 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태에서 어지럼, 자세 불안정감 또는 비회전성 현훈 가운데 하나 이상의 주요 증상이 3개월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등 국제 진단 기준을 충족하면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과민해진 균형 감각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인 치료인 전정재활운동은 자세와 보행을 안정시키고 시각 정보를 이용한 균형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어지럼을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과민성을 줄이는 탈감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는 단순한 심리 상담이 아니라 어지럼을 유발하는 감각 자극에 대한 과도한 경계 반응과 행동 패턴을 교정하는 치료로, 뇌가 비정상적인 감각을 과도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돕는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뇌의 균형 감각과 공간 인지 기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청담튼튼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정의성 원장은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은 각종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단순한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문제로 오해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몸이 붕 떠 있는 느낌이나 자세 불안정감,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이 오래 지속된다면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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