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CEO의 AI

임춘성 기자 / 2026-09-09 10:45:18
 
[대학저널 임춘성 기자] 출판사 박영사는 AI 시대 경영자가 내려야 할 의사결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CEO의 AI』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KAIST 교수이자 스위스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 수석자문역과 영국 애버딘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여현덕 교수가 대표저자로 집필하고,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이자 AI 전담 조직 AX Node를 이끄는 이승환 리더, 같은 조직의 이창훈 파트너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경영 전략서다.


저자들은 현재 AI 관련 도서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고 지적한다. 한쪽은 생성형 AI를 개인이 더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활용서이고, 다른 한쪽은 AI가 바꿀 산업 지형과 기업 가치를 전망하는 투자자용 도서다. 그 사이, 정작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책은 비어 있었다. 어떤 업무부터 손댈 것인가, 데이터를 어디까지 열 것인가, AI에게 어디까지 결정을 맡길 것인가, 승인 권한은 누가 갖고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누가 지는가. 『CEO의 AI』는 기술 문서에도 산업 전망 리포트에도 나오지 않는 이 질문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세 가지다. 첫째, AI 전환은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설계 프로젝트다. 데이터와 온톨로지,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사람과 AI가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기 위한 기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둘째, 가치는 몇 차례의 시범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데서 나온다. 같은 AI를 도입해도 누가 결정하고 누가 어떤 일을 맡는지를 실제로 바꾼 조직만이 성과를 냈다. 셋째, 성패를 가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유지하면서 조직 전체가 함께 배우는 속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다.

책은 총 13개 장, 6개 파트로 구성된다. 1장은 책 전체의 축약본으로, 시간이 없는 독자는 1장만으로도 골격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Part A(1~2장)는 왜 이 문제가 지금 CEO의 책상 위에 올라와야 하는지를, Part B(3~5장)는 업무 재설계와 데이터·온톨로지·디지털 트윈,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라는 전환의 토대를 다룬다. Part C(6~8장)는 에이전틱 AI와 실행 레이어, AI 투자 가치와 ROI, 거버넌스와 한국 AI 기본법을 하나의 세트로f 묶어 다루며, Part D(9장)는 처음부터 AI를 전제로 설계된 AI-Native 기업들의 시장 진입 방식을 조망한다. Part E(10~12장)는 조직과 운영모델, HR 제도, AI 인재 확보 전략을, 마지막 Part F(13장)는 CEO 자신의 운영모델과 첫 90일 실행 설계를 제시한다.

여현덕 교수는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남긴 “이론은 회색이고, 푸르른 것은 오직 살아있는 황금빛 나무이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기업의 AI 전환은 논문이나 기술 문서 안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산 회의에서, 부서 간 조율에서, 승인 권한을 둘러싼 협의에서 완성되는 만큼 실제 그 자리에 있어 본 사람이 필요했고, 그래서 삼일PwC의 AX 전문가 두 명과 함께 집필했다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에필로그에서 AI 시대의 CEO를 “가장 많은 기술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회사를 가장 빠르게 재설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대표저자 여현덕 교수는 KAIST에 인공지능 경영자 과정(AIB)을 설립하고 ‘AI 스토리텔링 학습법’을 개발했으며, 현재 IEEE Global AIS Flourishing Initiative 위원으로 인간 중심 AI를 위한 국제 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 『AI 경영: 소년병과 아인슈타인』, 『AI 싱킹과 협업 지성』 등이 있다. 공동저자 이승환 부대표는 한국·미국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의 AI 전담 조직 AX Node를 이끌며 전사 AI 도입 전략 수립과 AI 성숙도 진단을 수행해 왔고, 2024년 금융위원장 포상을 받았다. 이창훈 파트너는 자동차 부품·조선·바이오·통신·해운·유통 등 국내 주요 기업의 AX 컨설팅과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AI가 실제 기업 현장에 정착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전문가다.

『CEO의 AI』는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사이에 서 있는 경영자를 위한 책이다. CEO뿐 아니라 C-Level 임원, 사업부장, 팀을 이끄는 모든 리더에게 같은 질문이 찾아온다. 결정의 규모는 달라도 결정의 성격은 같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조직을 재설계하지 않은 채 AI를 도입하면 그 효과가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서 멈추고, 통제 구조 없이 확산된 AI는 오히려 조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 책이 그 사이에서 방향을 잡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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