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은 정지에서 다시 피어나는 생명…김희경 작가, ‘시간의 결’ 참여

임춘성 기자 / 2026-07-20 10:30:30

흙속1_2026_Acrylic & Vegetable dyes on canvas_72.7x60.6cm

 

[대학저널 임춘성 기자]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은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2026년 7월 16일부터 7월 30일까지 3인 기획전 《시간의 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희경, 윤경, 이정인 작가가 참여해 자연과 생명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과 존재의 변화를 각자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참여 작가 가운데 김희경작가는 '흙 속'이라는 공간을 통해 소멸과 생성이 공존하는 생명의 시간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흙은 단순히 무엇인가 묻히는 장소가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비우고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는 가장 깊고도 안전한 공간이다. 작품은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생명이 스스로를 채워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김희경 작가는 삶에서 잠시 멈추는 시간이 결코 끝이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외부를 향하던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축적하는 과정이며, 존재가 자신만의 밀도를 회복하는 시간이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깊은 곳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전한다.

작가는 이러한 시간을 '흙 속에 묻힌 유물'에서 발견한다. 오랜 세월 흙 속에 머문 유물은 형태가 분해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지만, 다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새로운 의미와 새로운 이야기를 품은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김희경 작가는 이 순환의 과정을 통해 소멸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성의 시작임을 이야기한다.

 

흙속4_2026_Acrylic & Vegetable dyes on canvas_53x45.5cm


작품 속 흙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생명의 시간을 품은 층위이다. 흙 속에 머무르는 시간은 존재를 잠시 멈추게 하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생명력을 축적하는 시간이다. 작가는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 스스로를 제한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결국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생성과 소멸, 정지와 움직임, 기억과 회복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 속 모든 생명이 자신만의 시간을 거쳐 변화하듯, 인간 또한 삶의 멈춤과 기다림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존재임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전시 제목 《시간의 결》에서 '결'은 시간이 남긴 흔적이자 존재가 지나온 삶의 방향을 의미한다. 김희경 작가의 작품은 흙 속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를 따라가며, 보이지 않는 시간 또한 우리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소중한 과정임을 보여준다. 가장 깊은 정지의 순간에도 생명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그 시간은 결국 새로운 삶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김희경 작가의 작품 앞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흙 속에서 다시 생명을 준비하는 존재들의 이야기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기다림과 회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지금의 시간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결'임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경 작가는 한양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미술치료학과를 졸업했으며, 2026년 일본 우에다시립미술관 갤러리 문 초대 개인전 《가장 깊은 정지 상태》를 개최했다. 2026년 한국문화 국제화 표창(FACO), 2025년 KFAA 한국미술협회 우수작가 유공표창을 수상했으며, 한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등 국내외 다양한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