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논술전형을 적극 고려해 보자’

대학저널 / 2023-01-30 09:15:56
입시가 궁(窮)하면, 논술로 통(通)하라

지방의 대학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자퇴생 증가로 수험생 감소로 인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서울 상위권 대학의 선호는 더욱 강해져 수시 전반에서 경쟁률이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입시의 판이 상위권 학생과 상위권 대학으로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2022년 처음 적용된 ‘입시 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생부교과전형을 강화하여 내신이 좋은 일반고 학생들이 수시에서 더 많은 지원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서울 주요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쟁률은 예년에 비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대학에서 정한 고교별 추천 인원은 일선 고등학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하게 부풀려져 오히려 교과전형의 과열을 초래했다는 느낌이 든다.
 

연세대부터 숙명여대까지 주요 대학에서 추천이 가능한 인원을 모두 더하면 고등학교 안에서 현실적으로 교과전형을 지원할 수 있는 상위권 학생의 수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결과적으로 교과전형에서 고교 추천제는 합격 가능성이 희박한 학생들에게 희망을 미끼로 현실성 없는 지원을 부추기는 동기도 함께 제공한 것이다.
 

한편 문이과가 통합된 이후 정시는 이과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시에서 이과의 문과 침투는 문과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 상위권 학과에서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현실화되었다. 2022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합격생이 486명 중 216명(약 44%)에 이른다. 선호도가 높은 자유전공과 심리학과에는 정시 합격자의 90% 이상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했다. 물론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문과생도 포함됐겠지만, 상위권 대학의 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이과 침투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하다. 당연히 올해 입시에도 정시에서 이과의 문과 침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입시 역시 녹록하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문과 수험생들은 정말 만만치 않게 어려운 입시를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입시는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남은 일정 가운데 기회비용과 편익을 고려해야 효율성과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가장 먼저 자신의 내신을 확인하자. 자신의 내신으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이나 종합전형을 막론하고 내신은 가장 중요한 객관적인 데이터이다. 하지만 학생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 학생들일수록 자신의 스펙을 과대평가하고 내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내신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자신의 목표에 부합하면 행복하게 입시를 준비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입시의 축을 학생부전형에서 정시로 옮기는 것이 현명하다. 자신의 스펙을 과신해 학생부전형을 지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시에서 합격이 가능한 대학보다 더 낮은 대학을 학생부전형으로 덜컥 합격해버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수시의 결과는 항상 정시보다 좋아야 한다. 따라서 정시를 준비한다는 것은 수시의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정시는 앞서 말한 이과 침투와 함께 재수생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특히 수험생이 감소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므로 올해도 지속되는 재수생 강세를 전망할 수 있다. 실제로 재수생과 현역이 함께 치르는 6월 9월 모의고사 결과는 는 언제나 재수생이 현역을 압도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수능 성적과 직결된다. 즉 정시에 올인하는 전략도 생각처럼 만만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논술을 병행하는 전략을 고려하면 어떨까? 학생부전형을 준비하기에는 내신이 조금 부족하거나 수학이나 영어 등 어느 한 과목을 포기하여 정시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면 논술은 꽤 매력적인 전형이 될 수 있다. 최근 대학마다 내신과 수능의 반영 비율을 점점 줄여가는 추세이며,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1~3과목을 선택해 반영하므로 수능에서 자신의 취약성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즉 논술은 부족한 내신으로 상향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고, 정시를 위해 모든 과목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훨씬 줄여나갈 수 있는 전형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전형은 높은 경쟁률과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이유로 회피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논술전형에서 넘사벽의 경쟁률을 보이는 학교나 학과는 그다지 많지 않다. 오히려 최저기준을 통과하면 논술전형의 경쟁률은 현실적으로 낮아진다. 또한 최근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논술 고사와 관련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 공개한 자료만으로 논술을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온-오프 상에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논술 관련 정보를 얼마든지 충분하게 얻을 수 있다.

 

 

 

최근 입시에서 논술전형의 관심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역설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논술은 단계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전형으로 선발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정보는 논술의 높은 경쟁률과 맞물려서 논술을 준비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강화하기 위해 활용되곤 한다. 하지만 논술전형 선발인원의 감소 폭보다 논술 자체를 준비하지 않는 학생 수의 증가 폭이 더 크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았으면 한다. 연세대가 논술전형에서 최저기준을 폐지한 이후 누구나 다 경쟁률이 100대 1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입시에서 연세대 논술전형의 경쟁률은 65대 1로 86대 1이었던 전년도에 비해 20:1 이상 낮아졌으며, 최저기준을 폐지한 첫해 1만5000명 이상이 지원했으나, 올해는 6500여 명이 지원해 지원자도 절반 이상 줄었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거의 모든 대학은 연세대 사례와 비슷하게 선발인원의 감소가 논술 지원자 감소로 이어져 논술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논술은 다른 전형과 달리 스스로 선택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전형이다. 내신을 기준으로 수시에서 지원 전략을 수립하고, 마땅치 않다면 과감하게 학생부전형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정시에 집중하자. 그리고 필요하다면 논술전형을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적극 고려해 보자. 확실한 것은 논술을 선택하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 입시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애매한 수험생들에게 논술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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