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등장, 발 맞춰 변화하는 대학들

조영훈 / 2023-06-16 09:42:14
교육현장에서 악용 막기위한 여러 방법 강구
서울대, 대학 중 가장 먼저 관련 수업 개설
 

[대학저널 조영훈 기자]

 

문장이나 단어 몇 개만 바꾸면 안 걸려요

일부러 몇 문장만 주술관계 틀리게 고치면 돼요

 

학교현장에서 챗GPT 악용 우려로 GPT제로가 등장하자 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된 안 걸리는 방법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GPT제로는 문장과 문단의 단순함과 일정함을 기준으로 판별한다. 그래서 조금 더 복잡하고 들쑥날쑥하게 글을 구성하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GPT는 질문자가 대화 방식으로 질문하면 그에 맞게 콘텐츠를 생산해 주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말한다. 생성형인공지능엔 챗GPT 말고도 Bing AI, 바드 등이 있다.

 

교육현장에서의 악용을 막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다. GPT를 개발한 오픈ai()도 악용을 막기 위해 사람이 직접 쓴 글과 ai글을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그밖에 Detect GPT, Originality.AI GPT제로 외에도 여러 탐지 프로그램이 나왔다. 사용을 금지하는 대학도 있다. 도쿄대를 비롯 교토대, 규슈대 등 일본 대학들은 챗GPT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적발 시 부정행위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의 모든 공립대학은 챗GPT의 악용을 막기 위해 학교 망에선 접속 불가능하도록 아예 막아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우회 접속이나 집에서 과제를 해결하면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걸리지 않는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용 경험을 공유하는 글들이 날마다 올라오기도 한다. 이처럼 한쪽에선 걸리지 않고 교묘하게 표절할 방법을 연구하고, 한쪽은 막아내고 잡아내기 위해 혈안이다. 창과 방패의 싸움 형세다.

 

하지만 이 싸움도 머지 않아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예측이다. 기술 발전의 거대한 흐름에서, 더 교묘하게 콘텐츠를 생산해낼 다음 세대 인공지능이 나오는 건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챗GPT 외에도 구글, 아마존 등 초거대 글로벌 IT기업들이 이미 차례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어서, 지금보다 더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교육현장에서 일일이 막아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요약하자면 더 좋은 기술을 앞세운 다양한 인공지능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현장에서는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곳들도 생기고 있다. 기술의 방향, 그러니까 가능성과 한계를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인 인간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챗GPT를 수업에 녹여내는 대학들 

서울대는 가장 먼저 관련 수업을 개설한 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학기부터 서울대 인문대 종교학과에선 GPT에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라는 이름으로 수업이 개설됐다. 해당 수업 강사인 김영원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묻고 답하기과정을 챗GPT를 통해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간 사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2학기부터는 GPT를 이용한 AI반도체 설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강의가 신설된다. 특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더 정확한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명령어를 만들어 질문하는 방법으로, AI관련 산업에서 필수 역량으로 주목된다. 실제로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연봉 335천 달러(44천만원)을 받는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s)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한 바 있다.

 

고려대는 생성형 AI 활용 수업 가이드라인을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제정했다. 주요 골자는 학생들의 생성형 AI 활용 권리 보장이다. 이미지, 텍스트 등 방대한 데이터를 접근, 선별, 요약하는 등의 수고를 아낄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이 있다면 적극 권장하겠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엔 표절과 부정행위, AI 의존에 따른 비판적 사고 약화, 부정확하고 편향된 정보습득 등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AI 윤리교육 및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경험적 데이터 수집(인터뷰, 설문조사)과 동료 및 교수자 피드백 반영 등을 통해 대처한다는 방침이 담겨 있다. 또 챗GPT가 부정확한 정보를 생산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챗GPT의 오류를 지적하고 자체적으로 확보한 정보의 소스를 비교하는 등 학생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즉시 교수자들에게 배포되며, 개별 수업의 교수자가 AI 활용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아울러 강의계획서에 생성형 AI 활용 원칙을 명시하고 학생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게 하도록 했다.

 

서울사이버대에서는 챗GPT를 사용을 의무화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과목을 두 학기째 운영하고 있는 정승익 교수는 '메타버스 현황과 미래' 과목에서 과제를 제출할 때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강의계획표에서는 "인공지능 챗봇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시간을 상당히 절약해주고 있다""유용한 툴을 활용해 본인의 사고 한계를 넘는 것도 수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챗GPT 사용을 승인한다"고 공지했다.

 

​챗GPT 활용 위한 역량 개발해야 

교육 전문가들은 AI시대에 맞는 역량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챗GPT관련 포럼에 선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은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역량으로 명확하게 질문을 표현하는 능력 오류 판단 능력 자료 편집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이 중요해지리라 전망하며, “GPT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개념적 지식 기반의 판단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문제해결능력, 창의성과 인문학적 상상력, 디지털 리터러시,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신장 등이 중요하다결국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다. 이제는 독서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챗GPT관련 교수법 강연에서 수업은 미리 촬영한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수업 시간엔 학생들이 직접 과제를 하거나 평가를 보도록하는 거꾸로교실(플립러닝) 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GPT의 출현을 '계산기의 출현'과 비교하며 학생들에게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생각하고, 자료를 찾고, 고민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뇌가 발달하는데 이를 챗GPT에게 시키고 우리는 편집만 하면 뇌는 자연스럽게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며 "고급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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