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소통의 기본.. 내 건강에도 도움
인기형 리더는 공감이 기본.. 새해 공감 내재화
[대학저널 박기수 칼럼니스트]
![]() |
| 박기수 칼럼니스트 현) 한성대 특임교수 현) 한국안전위기관리협회 이사 언론학 박사, 보건학 박사
|
“타인의 기쁨에 기뻐하고, 타인의 아픔에 아파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을 이끄는 최고의 지도자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
지적능력과 공감능력,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자주 사용되는 두 가지 잣대이다.
“저 사람은 참 똑똑한데, 공감 능력이 좀 부족해.”
누군가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면, 그 사람은 나름 사리분별을 잘하고, 상황 판단은 빠르나 다른 사람의 감정과 심정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인물로 요약될 수 있다.
직장 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있어서 지각 능력과 공감 능력은 모두 중요하기에 하나를 선택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똑똑하다고 해서 공감 능력이 모두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공감 능력이 높다고 해서 지적 능력이 같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두 개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같이 우수한 경우가 적지 않다.
비행기로 치면 지적 능력과 공감 능력은 좌우의 양쪽 날개와 같다. 어느 한쪽이 없으면, 마치 균형을 잃은 인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인생을 살면서 뭐가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공감 능력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살면서 느끼는 점은 결국 더불어 사는 인생에서는, 사회적 관계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호감을 갖는다는 점이다.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지적 능력은 아무래도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인식과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지만, 공감 능력은 사람의 감정과 심정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사물보다는 사람에 관한 것, 즉,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이해해준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고 따르는 게 인간의 심리이다.
공감 능력은 그 뜻대로 상대방의 감정, 생각, 경험을 헤아림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게 되고, 그를 믿고 따르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이런 공감 능력은 인간 관계에서 갈등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나아가 팀원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리더로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공감 능력이 높을수록 이른바 ‘인기형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직원들의 니즈와 목표를 이해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감형의 경우, 다양한 관점에서 이슈에 접근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심리학에서는 공감을 조금 더 자세하게 분류하는데, 첫째는 정서적 공감이다. 예컨대 방송뉴스에서 음주운전 운전사고로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이 크게 다쳤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하자. 뉴스를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아이가 무사하길 바라는 동시에 운전자에 대해 크게 화가 치미는 것을 느낄 것이다.
둘째로는 인지적 공감이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업무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다툴 수도 있고, 격론을 펼칠 수도 있다. 이때 상대방의 관점에서 마음을 헤아리고 접점을 모색하는 방법을 찾도록 해주는 상태이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저런 이야기가 나왔구나.’라고 생각하는 공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적극적인 개념인 행위적 공감이다. 길거리를 가다가 잘못해서 넘어진 아이를 봤을 때, 뛰어가서 얼른 일으켜 세워주며 “다친 데가 없니? 괜찮니?”라며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런 점에서 공감은 연민과는 다르다. 연민이 상대방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의지가 담긴 개념이다. 이런 공감은 영어 단어를 외는 것처럼 혼자서 노력해서 되는 것만이 아니다. 남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감정과 경험을 잘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가서 구호품을 나눠주고 사진촬영을 하고 온 뒤에서 주민과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경우가 여기서 비롯된다.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나 자신도 그렇지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심할 경우에는 절망을 넘어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도움이 필요한 지인에게 모두 도움을 줄 수는 없는 게 인생이지만, 기회가 되면 이러한 정서적, 인지적, 행위적 공감으로 상대방에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게 우리이다.
얼마 전 결혼식장에서 한 지인을 만났다. 기자와 홍보 담담자로 2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지금은 홍보대행사를 운영 중인 그는 불쑥 여러 사람이 있는 데서 10여 전 내가 그를 응원해준 것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뭔 소리일까 의아해 했는데, 당시 자신이 사업적으로 꽤 힘들었는데, 내가 상황을 잘 들어주고, 해결 방안을 고민해줬다고 한다.
사실 내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일이기에 겸연쩍게도 “뭘 그런 걸 다 기억하세요.”라고 답했지만, 상대방 생각에는 그런 공감이 10년 넘게 좋은 감정으로 자리잡은,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었던 셈이다.
공감은 결국 적극적인 이타심에서 나오는 결과물이기도 한데, 중요한 것은 이런 공감이 타인뿐만 아니라, 공감 주체인 자신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많이 힘들었지!”
“나도 그랬어, 그 문제는 정말 어렵더라고!”
“힘내! 잘 될 거야!”
“아, 그래? 방법을 같이 찾아볼까?”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때 우리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는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바꿔 말하면 타인이 슬프거나 고통스러울 때, 우리가 이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려는 말이나 행동을 그에게 할 경우, 상대방은 그 위로로 심리적 지지를 받고, 위로를 건네준 우리 자신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공감 연구의 대가로, 의학자인 베르너 바르텐스 Berner Bartens는 그의 저서 <공감의 과학> Empathie: Die Macht des Mitgefuhis에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면역체계 방어물질인 ‘인터루킨-6’을 적극적으로 생산해 신체의 염증 반응을 줄이고, 건강한 방어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도적 실험을 통한 감기 바이러스 감염 시험 결과는 놀랍기까지 하다. 실험에서는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노출시킨 뒤, 이들의 경과를 지켜보게 했다. 그 결과, 정서적 균형이 부족하고 타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더 자주 감기에 걸리고 증상도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감기 바이러스를 코에 직접 노출시켜도 잘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감은 이와 유사한 경로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행복감을 늘리는 엔돌핀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현한 우리 자신에게 또 다른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실험결과이다. 그만큼 마음이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결국, 공감은 이타적인 생각과 행동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덜어주는 동시에,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혜택까지 주는 셈이다. 이런 공감은 나 자신과 상대방의 스트레스를 줄여, 다른 사람에게 다시 공감을 표현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공감 전염’ 효과도 발생시킨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공감 능력이 높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공감 능력을 키우거나 늘려야 할까. 공감 능력을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독서이다. 역사 속 인물, 혹은 동시대의 타인 삶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함으로써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들이 무엇이 문제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독서를 통해 어렸을 적부터 체화했으면 좋겠지만, 성인인 지금도 늦지 않다.
다른 하나는 실제 경험이다. “눈물을 젖는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보다 더 큰 공부는 없다. 새벽에 첫 버스를 타고 회사 사무실에서 가서 직원들이 오기 전에 말끔히 사무실을 치워놓은 청소 아주머니, 자식을 키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택배 트럭을 운전하고 짐을 배달하는 아저씨.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를 아는 것은 역시 경험이다.
인생에서 모든 걸 경험하기 어려운 만큼, 의식적으로 타인의 편에서 이해하려는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정서적(마음)으로, 머리(인지)로, 그리고 몸(행동)으로 상대방의 상황과 생각에 공감해야 한다. 나만의 눈과 생각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
“많이 안 다쳤어?”
“내가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판단하지 말고 이해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따뜻한 마음을 지닌 멋쟁이 상사 혹은 둘도 없이 나를 이해해주는 ‘절친’으로 당신이 기억된다면 아마도 주된 이유는 당신의 공감 능력 덕분일 것이다.
병오(丙午)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새해 다짐을 해본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새 직장에 들어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올해부터 나의 공감 능력을 키워보자. 새로 시작하는 지금이 적기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