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동물학대에 가까운 동물실험에 거액의 혈세를 지원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논란이 된 동물실험은 튀니지에서 진행된 약물실험이었다.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은 정말 끔찍했다. 연구진들은 작은 상자에 비글들의 머리만 가둔 뒤, 상자 안에 흡혈 파리를 가득 풀었다.
비글들은 무방비 상태로 흡혈파리에 뜯어 먹힌 것이다. 문제가 될까봐 고통에 짖는 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성대수술을 먼저 했기 때문에 제대로 짖지도 못하고 산채로 뜯어먹힌 것이다.
동물실험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의학이나 생물학 분야에서는 해부를 통해 동물의 생체를 관찰하거나 유전적 특징, 성장 과정, 행동 양식 등을 연구하기도 하고, 때론 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재료를 채취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물실험은 새로운 제품이나 치료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비단 의약품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화장품, 식품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동물실험에는 가축이나 야생동물을 포함하여 원생동물부터 포유동물까지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사용되는데, 특정한 조건에서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균일한 상태의 동물들을 번식, 육성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실험동물들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실험동물로는 마우스(실험용생쥐), 랫트(실험용집쥐), 기니피그, 햄스터, 실험용 토끼 및 특정 종류의 개나 고양이 등이 있다.
동물실험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여 실험 결과를 얻어 내는 데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리지만 동물은 짧은 시간 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 효율적이다.
둘째, 동물실험을 통한 의학의 발전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질병 치료에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광견병 백신은 개를 이용해서, 탄저병 백신은 양을 이용해서, 소아마비, 결핵, 풍진, 홍역 등의 백신은 모두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됐다. 이처럼 동물실험은 사람만을 위한 실험만이 아니며 조류독감과 광우병을 방지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논란 속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셋째, 독성 물질이 포함된 제품들은 독성의 정도를 예상할 필요가 있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실험을 진행할 수 없으므로 부득이하게 동물실험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동물실험의 한계와 문제점도 존재한다. 첫째,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방법과 복용량은 인간이 처한 실제 상황과는 차이가 있으며, 인간이 가진 질병 3만 가지 가운데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인 350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의 결과가 인간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인간과 동물들은 서로 다른 종이므로 병이 발생하는 과정, 증상, 그리고 치유법이 달라서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 가능한 인간의 질병은 얼마 되지 않다. 예를 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 인간은 관상 심장실환이 발생하지만, 개의 경우 갑상선 장애가 발생한다. 또 거세된 고양이는 건강하지만, 자궁 적출된 여성은 골다공증으로 고생한다는 것이다.
동물실험이 유용하다 할지라도, 이를 대체할 방법이 있다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환자 관찰이나 사체 연구, 인간 세포와 조직을 이용한 실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구 등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동물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살아있는 동물 대신 인간 세포나 인공 피부를 사용하거나 동물의 반응을 본뜬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대체실험법이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의학의 진보에 있어서 동물실험의 역할을 과대평가 해 오던 습관에 제동을 걸고, 동물실험보다 더욱 실효성이 있으면서도 윤리적으로도 정당한 방안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생명 존중의 태도를 가진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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